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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바람직한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안의료전달체계, 정부가 해결할 수 없다!

단기대책, 세부내용서 부작용-의료현장과 간극 우려
실현 가능한 대책 마련·대응 않으면 ‘재정파탄’ 직면
정부·국회·전문가 단체 협력 ‘전달체계 확립’ 바람직

이상운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 이상운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의학신문·일간보사] 문재인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정책 추진 이후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 쏠림이 급증하면서 건보재정 부담과 장기적으로 건강보험의 지속성에 의문이 생기면서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을 중환자 중심 진료기관으로 개편하기 위한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 대책(안)을 2019년 9월 4일 발표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한의사협회는 즉시 의협 산하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 TF’를 구성하여 대응하고 있다. 원래 의료전달체계란 중장기 계획으로 지속적으로 정책을 논의해야 하나 현 시점에서는 단기대책을 중점으로 개선방향에 대하여 논의하고 있으므로 단기대책 위주로 개선방향을 논하고자 한다.

의료전달체계란 ‘의료체계와 의료자원의 효율적 운영을 통해 의료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국민 모두가 적시에 적정인에 의해 적소에서 적정진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로 정의할 수 있다.

정부가 발표한 대책안의 주요 골자는 대형병원의 경증환자를 줄여 나가고 중증환자 진료를 늘리도록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과 수가를 개편하며, 상급종합병원 명칭을 중증종합병원으로 변경하고, 의사 판단에 따른 의뢰ㆍ회송으로 전달체계를 전환하고, 종이의뢰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목적과 취지는 상당히 긍정적 정책기조를 보이고 있으나 실행과정과 세부내용에서는 여러 부분에서의 부작용과 의료현장과의 간격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

의협단기TF에서는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을 위해 수직 및 수평 의료전달체계를 도입하는 방안으로 진료의뢰서 발급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의원급 의료기관의 핵심 진료기능 강화를 대원칙으로 두고 의원과 일정 소규모 병원급 의료기관 간에는 사전 진료의뢰서 작성 의무는 없지만 진료의뢰서를 작성하여 제공할 경우 의뢰서비용을 지급하도록 하였고, 현재 시행중인 상급종합병원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어느 정도 거점병원의 역할을 하는 대형종합병원까지는 반드시 사전 진료의뢰서를 작성하고 진료의뢰서 작성 후 타기관에 접수된 경우만 의뢰서 비용을 지급하도록 권고했다.

이러한 수직 및 수평 전달체계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안으로 환자가 일정 조건 이상의 종합병원에서 사전 진료의뢰서 없이 진료를 받을 경우 진찰료, 처치료, 수술료, 약제비 등 전체 진료비에 건강보험 수가 적용에 페널티를 부여하도록 했으며, 진료 의뢰를 받은 기관에서는 반드시 회송소견서를 작성하여 의뢰한 기관으로 보내도록 의무화했다. 의협단기TF의 안은 의뢰와 회송을 강제화 함으로써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료기능이 강화되고 지역에서 환자와 신뢰가 보다 향상되는 결과를 유도하여 실질적으로 작동되는 전달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는 진료하는 의사의 확고한 진료신념과 의료전달체계의 주역으로서의 사명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전제가 된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증 진료와 외래 환자 누적을 개선하기 위해 상급종합병원에서 경증환자를 진료시 상급종합병원의 종별가산을 낮추는 방안과 함께 환자의 본인부담금(액)을 상향하거나 할증을 적용하도록 하여 상급종합병원이 외래중증환자 진료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상급종합병원 심층진찰료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제안하였으며, 환자의 상태가 안정적으로 특별한 사유가 없는 경우 상급종합병원 외래환자 처방 일수를 최대 30일 이내로 제한하는 것으로 권고하였다. 진료의뢰서의 발급 유효기간제를 도입에 대하여 제안하였으며, 최대 효력기간은 의뢰한 의사가 의뢰서에 질병에 따라 최대 효력기간 명시하되 최대 60일 이내로 하거나, 의뢰서에 기간을 명시 하지 않은 경우 최대 효력기간을 30일로 제한하도록 했다.

진료의뢰서 제도 시행 세부 내용과 관련하여 전자의뢰서 뿐만 아니라, 종이의뢰서에도 진료수가를 적용하도록 하는 진료의뢰서 수가를 회당 25,000원 이상을 제시하였으며, 전자의뢰서의 형태도 현재 시범사업 중인 “진료의뢰회송 시스템”과는 다른 기존 종이의뢰서를 전자의뢰서로 만든 간편한 전자의뢰서 양식 신설하여 의뢰진단명, 경증질환의 중증의뢰 사유, 의사가 추천하는 상위의뢰기관명, 의뢰주체 구별란(본인이 원함 명시) 정도만 기재하여 시행하도록 제안하였다.

현재 시범사업 중인 진료정보교류시스템은 임상 현장에서 적용하기에 너무 복잡하여 진료하는 의사의 행정업무량 과다로 오히려 환자 진료의 질 저하 유발하고 있으며, 진료기록을 통째 전송할 경우 의사의 진단 및 처방에 관한 개인지식 및 관련 정보 노출 등 지식재산권 침해 우려가 있고, 의료정보통제, 원격의료 접목, 진료정보 유출 가능성 등에 대한 안전성 확보되지 못하였으며, 전산프로그램 교체 비용 발생 및 관련 업계 반발 등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의협단기TF는 상급종합병원 등에서 하위 의료기관으로 회송시 의료기관 간 담합을 방지하기 위해 상급종합병원 등에서 환자 회송시 반드시 회송소견서를 작성하여 회송하도록 하되 환자를 의뢰한 의료기관으로의 회송을 우선 원칙으로 하고 진료의뢰서 없이 상급종합병원에 입원한 경우(예 응급실 경유)도 회송시 회송소견서를 작성토록 하며, 상급(중증)종합병원 등에서 회송시 의료기관 명칭을 특정하여 회송 할 수 없도록 하였다.

상급종합병원에서 회송 대상 환자를 조기에 회송하기 위해 중증 상태에서 일정기간 급성기 치료를 마친 후 환자 상태가 안정된 상태로 평가된 경우 지체 없이 하위 의료기관으로 회송하도록 하고 상급종합병원에서 하위 의료기관으로 경증환자 회송의뢰 세부 기준 및 환자 분류는 개선협의체에서 논의하도록 하였다.

만일 회송의뢰 대상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회송하지 않을 경우 그 귀책사유가 환자에게 있는 경우 진료비 전액을 건강보험 미적용(100% 본인부담)토록 하였으며, 만일 귀책사유가 상급종합병원에 있는 경우 대상 환자의 진료비 청구금을 감액조치 하도록 했다.

또한 상급병원에서 의원급으로 회송된 환자의 약제를 그대로 처방했을 때 삭감이 되거나,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심사제도 보완 및 시정해 줄 것을 요구했으며 기타 회송 서식 및 절차 단순화, 회송율과 진료비를 연계하는 방안 연구 및 적용, 회송 관련 의료기관 평가 강화, 진료협력센터 운영 확대 지원, 신속예약제 등을 적용하도록 제안했다.

문재인케어의 보장성강화정책인 상급종합병원 급여화 확대로 인해 의원급에서 충분히 진료를 볼 수 있는 환자들조차 상급종합병원 외래 진료로 쏠리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의원급 의료기관의 외래환자에 대한 본인부담률을 현행 30%에서 20%로 감액하는 것을 제안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의료전달체계가 사실상 붕괴되어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을 사전에 예약한 후 형식적인 진료의뢰서의 발급을 위해 1차 의료기관을 내원하는 상황이다. 그러한 가운데 이처럼 완전히 무너진 전달체계를 바로잡고 새롭게 세우는 과정은 기존의 노후한 집을 허물고 새로운 집을 짓는 것과 같은 셈이다. 따라서 빈 터에 집을 짓는 것보다 더욱 힘이 들 수 있다. 기존의 의료이용 문화를 바꾸는 과정에 환자의 반발과 민원이 정책 추진의 상당한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우리보다 먼저 인구고령화를 경험하고 대응해온 선진국의 경우 전달체계를 제대로 확립하기 위해 각종 법과 제도를 개선하여 강력하게 대응함으로써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급증의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일본만 해도 의료법에 의료전달체계 관련 내용이 무려 54개조에 이르는 등 법과 제도의 개선을 통해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복지부 의료전달체계 개선 TF도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 붕괴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단기 대책뿐만 아니라, 중장기대책에 대해서도 현장에서 실현 가능한 대책을 마련하여 지속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향후 의료비 폭증으로 인한 재정파탄에 직면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전달체계의 확립은 정부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전달체계 관련 의료법 등 관련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정부뿐만 아니라 국회, 의협, 병협 등 전문가 단체가 서로 힘과 지혜를 모아 총력 대응을 통해 국민을 위한 바른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해 나아가도록 함께 노력해야만 할 것이다.

의학신문  medicalnews@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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