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팅 제작 기술로 환자에게 맞는 전극 어레이 제작 가능”
아주대병원 장정훈 교수팀, 기존 인공와우 수술법 비해 부작용 최소화

[의학신문·일간보사=이상만 기자] 인공와우 수술 후 손실 될 수 있는 청력을 보전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되어 인공와우 연구분야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아주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장정훈 교수와 최홍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팀은 스테로이드 방출이 가능한 ‘3차원 마이크로 스캐폴드 인공와우 전극 어레이(3D Micro-Scaffold Cochlear Electorde Array)’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장정훈 교수

3D 프린팅 기법으로 마이크로 스캐폴드(초소형 지지체)에 스테로이드를 코팅하여 인공와우 전극에 결합함으로써 인공와우 수술 후 난청환자의 잔존청력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난청 환자 중 달팽이관 내 유모세포의 손상으로 인한 고도난청의 경우에는 인공와우를 이식해 청력을 회복할 수 있다. 인공와우 수술은 귀 바깥쪽에 외부장치(마이크와 신호처리기)를 부착하고, 달팽이관 내에 내부장치(수신기와 전극)를 삽입한 뒤 청신경에 직접 전기를 자극하여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수술법이다. 하지만 달팽이관 내부에 전극을 삽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 외상, 염증 등 부작용으로 인해 환자의 남아있는 일부 청력을 잃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 잔존청력을 보존하기 위해 수술 전후에 스테로이드를 주사로 투여하거나 약물로 복용하는 방법, 수술 중 달팽이관에 스테로이드를 국소 투여 하는 방법을 시행하고 있지만, 약물 대량 투여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이에 장정훈 교수팀은 3D로 제작한 마이크로 스캐폴드에 스테로이드의 일종인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을 코팅한 전극 어레이를 기니피그의 달팽이관 내에 삽입한 뒤 관찰했다. 그 결과 달팽이관에 삽입된 전극에서 소리 자극에 대한 전기 신호가 발생하는 것이 확인돼 정상적인 전극의 성능이 검증됐다. 또 전극 삽입 후 4주 뒤 청력을 측정한 결과, 덱사메타손을 코팅한 전극에서 잔존청력이 좀 더 보존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결과는 3D 마이크로 스캐폴드 전극 어레이의 약물전달 기능과 청신경 자극 기능이 생체 내에서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3D 마이크로스캐폴드 전극 어레이의 주사전자 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y) 사진.

결론적으로 장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스테로이드를 코팅한 전극 어레이를 삽입함으로써 인공와우 수술 중 대량 스테로이드 투여로 인한 약물 부작용을 최소화시키고, 난청환자의 잔존청력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비인후과 장정훈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현재 인공와우 분야에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인 잔존청력 보존을 위한 핵심 기반 기술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하며, “3D 마이크로 스캐폴드 제작기술은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맞춤 설계가 가능하며, 기존의 상용화된 인공와우 전극과도 결합이 가능해 추가 연구를 통해 기술이 상용화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논문 ‘스테로이드 방출을 위한 3D 마이크로 스캐폴드 인공와우 전극 어레이 개발’(A 3D Microscaffold Cochlear Electrode Array for Steroid Elution)’은 바이오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헬스케어 머티리얼스(Advanced Healthcare Materials)에 2019년 10월 24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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