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만 편집국장

[의학신문·일간보사] 지난해 고혈압 치료 성분 발사르탄과 올해 위장약 라니티딘·니자티딘에 이어 이번엔 당뇨병 약 메트포르민에서도 발암 추정물질(NDMA)이 잇따라 검출되면서 또 다시 환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두차례의 발암물질 검출로 인해 환자 진료에 큰 혼란을 빚었던 의료계는 물론 대체재 확보 등으로 큰 홍역을 치러야 했던 제약계 역시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80% 가량인 240만 명이 복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메트포르민 함유약제는 국내에서 640 품목이나 시판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검출 약과 달리 대체제도 없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메트포르민 성분 제제에서 발암물질인 NDMA가 검출된 것과 관련해 대한당뇨병학회는 환자가 당뇨병약을 자의 중단하는 것은 더 위험한 일이라며 환자의 과도한 우려에 따른 피해 예방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학회에 따르면 3개 품목이 작년부터 처방이 시작된 약물이었고 과거부터 사용하던 약물에서는 NDMA가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메트포르민 전체 품목으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NDMA는 음식·공기·물·화장품을 통해서도 들어온다. 약물에서 사용하는 하루 허용량 96나노그램은 70년간 노출될 때 10만명 중 1명에서 나타나는 발암 위험 정도이기 때문에 약물 중단 시 고혈당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조사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사태에 대해 해당 제품이 국내에 수입되지 않았다며 제약업체들에 불순물 자체 검사를 지시하는 등 식약처의 소극적인 대처는 문제가 있다. 전문가단체가 정부 차원의 신속한 조치 필요성을 잇따라 주문했고, 식약처도 곧바로 메트포르민 함유 의약품에 대해 사용 원료의 제조원에 대한 계통 조사를 진행하는 등 직접 조사에 나서기로 하면서 불안감은 다소 누그러지는 모양새다.

앞서 발생했던 고혈압약이나 위장약에 비해 환자 진료 차질 등의 극심한 혼란 사태로 까진 이어지지 않았지만 추후 모든 합성의약품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또 다시 발암물질 검출에 따른 환자는 물론 의료기관 및 제약업계의 우려가 증폭되지 않으려면 관리 방법 및 기준이 보다 명확해져야 한다.

식약처는 작년 고혈압약 사태가 발생했을 때 종합적인 관리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미온적인 대응에 그치고 있다. 선진국인 미국, 유럽, 일본에서는 사건 발생시 관계 기관이 직접 조사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정부가 직접 조사에 나서는 등 선제적이고 체계화된 관리 방안으로 우려를 조기에 해소하는 대비 태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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