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기업간 개방형혁신서 국내외 산·학·연·관 협력 시대로
신약개발 선구자 한미약품도 살기위해 오픈이노베이션 ‘선택 아닌 필수’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올해 연초 새해를 여는 제약업계의 화두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혁신) 이었다. 지난해 막바지에 터진 유한양행의 1조4000억대 기술수출이 바이오 벤처와의 오픈이노베이션의 결실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더욱 이슈화 됐다.

그리고 한해가 저무는 연말 현재 오픈이노베이션은 한층 진화했다는 평가이다. 제약기업과 바이오 벤처간 자본과 기술의 협업이라는 전통적 개념의 오픈이노베이션에서 정부, 기업, 학계, 연구소 등이 결합하고, 나아가 국내를 넘어 외국과의 협업을 모색하는 외연확장의 새로운 시대를 연 것. 오픈이노베이션은 또한 2020년 새해에도 제약산업의 핵심어로서 그 위상을 유지할 전망으로 있어 또 다른 진화에 대해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왼쪽서 5번째)을 비롯, 허경화 부회장(왼쪽서 3번째) 등 협회 임직원과 제약기업·정부기관·투자사 등 주요 관계자들로 구성된 ‘대표단’은 미국, 영국 등 제약·바이오 선진국 방문을 통해 국가간 오픈 이노베이션의 길을 열었다. 사진은 지난달 11일 보건복지부가 독일 함부르크에서 주최한 'K-파마 페어'를 방문, 기념촬영 하고 있는 방문단.

국내 제약 산업계에 있어서 오픈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을 이해하기 쉽게 표현된 사례가 있다. 최근 한 바이오 관련 행사에서 국내 신약개발의 선구자로 꼽히는 한미약품의 임종윤 대표의 발언이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는 이 행사에서 “한미약품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순전히 '살아남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위기가 닥쳤을 때 비로소 혁신을 위한 양보, 즉 위기탈출을 위한 기회로써 기술을 공유하며 성공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부연했다. 신약개발에 관한한 국내, 외에서 인정받는 실력의 한미약품 조차도 혼자 힘만으로도 안된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손내밀고 양보하며 함께 힘을 합쳐 결국 성공에 이르렀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2019년 한 해 동안 제약업계에는 크고, 작은 오픈이노베이션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당장의 결실이 기대되는 사례도 있고, 결실의 기대가 무르익은 사례도 적지 않다. 제약산업계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고 있다.

오픈이노베이션은 또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동안 개별 기업 상호간 필요한 부분을 서로 주고받는 정도의 개념으로 이해됐다면 2019년을 계기로 정부, 산업계, 학계, 연구소 등 모든 관련 분야 주체들이 힘을 모으고, 더불어 외국 정부 및 기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추진으로 외연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을 비롯, 협회 임직원과 제약기업·정부기관·투자사 등 주요 관계자들로 구성된 ‘대표단’은 지난달 약 18일간의 미국, 영국 등 제약·바이오 선진국 방문했다. 대표단은 이번 방문을 통해 글로벌 제약시장 동향을 다각도로 파악하는 한편 현지 유력 연구소, 기업, 바이오 클러스터, 학계, 정부 기관과의 다양한 업무협의를 비롯해 양해각서(MOU) 체결, 비즈니스 파트너링 등을 진행했다.

원희목 회장은 “미국·유럽 등 선진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를 보니 우리의 현실적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확인했다. 우리도 지체하지 말고 개방형 혁신을 바탕으로 글로벌 생태계에 직접 뛰어들어 부딪쳐야만 한다”고 말하고, 모두가 힘을 합쳐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 수 있도록 바이오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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