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은 바이오산업에 잔인한 한해…성장통 치부하기엔 파장 심각
바이오 신약 검증 시스템의 제도적 보완 추진, 옥석가리기 본격화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국내 바이오산업에 있어 2019년은 잔인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투자자들 역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한 해가 될 듯싶다. 바이오산업의 대표 주자들이 줄줄이 낙마하며 스스로는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받고, 투자자들을 나락으로 빠트린 격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의 퇴행성관절염 치료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와 신라젠의 항암바이러스신약 ‘펙사벡’ 이야기 이다. 물론 해당 기업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재생의 몸부림을 치고 있으나 예전의 영화를 되찾기에는 힘겨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시작은 인보사였다. 인보사의 추락은 극적이었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지난 4월 인보사 주성분 중 2액이 허가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형질전환된 동종유래 연골세포가 아닌 GP2-293세포라는 점이 확인됐다며 자발적 유통·판매 중지를 밝힐 때만 하더라도 ‘설마~’하며 현재와 같은 상황을 최악의 상황까지 우려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인보사는 그 효능 및 안전성에 대한 국내 식약처의 허가과정을 거쳐 신약으로 인정된 국내 최초, 세계 4번째 세포치료제 였고, 미국FDA 임상허가를 거쳐 환자투약에 들어간 글로벌 신약 기대주 였다. 허가 1년만에 한번 주사에 수백만 원 하는 시술 건수가 1000건이 넘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고 있었고, 글로벌 기업 등과의 해외진출 계약 규모가 조 단위를 넘어가는 넘보기 힘든 바이오의 대표주자였던 것이다.

비록 ‘실수’ 또는 ‘착오’로 주성분이 바뀌었지만 안전성 미 그 효능을 충분히 입증한 만큼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일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던 것. 그러나 시장은 생각보다 훨씬 더 냉정했다. 주가는 추락에 추락을 거듭했고, 바뀐 주성분으로 인해 최악의 경우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며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졌다. 검찰은 검찰대로, 허가당국은 허가당국대로 코오롱측이 알면서 속였다는 ‘사기’혐의아래 조사 및 수사를 벌이며 파상공세에 나섰고 결국 제품에 대한 허가취소 및 관련자 구속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인보사에게는 아직 미국FDA 3상 재개라는 ‘희망의 끈’이 남아있다지만 예전의 위상을 되찾기에는 요원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한편 또 다른 바이오 스타 ‘펙사벡’의 경우 어찌보면 그 추락이 허망할 지경이었다. 인보사 허가취소 파문이 한창이던 지난 7월 전해진 펙사벡의 미국FDA 간암대상 임상 3상 조기종료 소식은 바이오에 대한 마지막 희망의 보루까지 앗아간 바이오업계로 볼 땐 참극이었다. 펙사벡의 신라젠은 향후 여러 암종을 대상으로 다양한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요법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바이오에 대한 극도의 불신속에 펙사벡의 또 다른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묻혔다.

이들 바이오 간판 품목들의 추락이 미친 파장은 해당 기업과 투자자들에게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이를 계기로 바이오 신약에 대한 검증 시스템의 제도적 보완이 추진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바이오 기업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될 기세이다. 이 두 바이오 스타의 추락은 바이오산업의 성장 통 정도로 치부하기엔 그 파장이 너무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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