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醫 연수강좌서 최초 전공의 발표…대전협 박은혜 이사 성차별 토로
박홍준 회장, “전체 전공의 중 40% 서울시…수련환경 개선 함께 고민할 것”

왼쪽부터 서울시의사회 송정수 학술이사, 박명하 부회장, 박홍준 회장, 김영태 학술부회장, 홍성진 부회장, 홍순원 학술이사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전공의법’이 시행된지 3년이 지난 현재 전공의들의 수련환경은 안정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반면 ‘여성’ 전공의들의 고충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특별시의사회(회장 박홍준)는 지난 15일 더 프라자호텔에서 연수교육을 개최하고, ‘전공의 수련환경과 여성 전공의’를 주제로 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서울시의사회 박홍준 집행부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연수교육에 전공의들의 참여를 강조하면서 여전공의들의 고충에 공감을 표했다.

이에 앞서 심포지엄에서 발표를 진행한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박은혜 수련이사에 따르면 여성 전공의들은 전공의 모집과 선발 시 신체적 조건이나 미혼 등에 의한 성차별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성차별은 전공의 수련과정에서 교육, 배치 승진에서도 발생하며, 전문의 취득 후 교수 임용 과정에서도 나타난다는 것.

구체적으로 가부장적인 규범이나 긴 노동시간, 수련과정 등에서 임신 가능성이 높은 기혼 여전공의는 라인업에서 제외되거나 ‘임신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요구, 병원 내 주요직책서 배제되는 경우도 있다는 게 박 이사의 지적이다.

박 이사는 “여전공의가 경험하는 차별, 특히 성별에 따른 불평등은 개인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층위의 구조적 문제가 겹친 결과로 발생한다”며 “이런 차별 경험은 환자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전공의의 신체·정신적 건강을 해치고, 나아가 환자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대전협 박지현 회장

이와 관련 대전협 박지현 회장도 “임신 여성 전공의의 모성보호를 위한 적정 수련환경 마련 논의가 유예되고 있다”며 “의료계 인력 수급상 공백이 생기게 되면 대체인력이 없어 나머지 전공의들에게 업무부담을 전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불법 PA 등 땜질 처방이 아니라 이제라도 외국 대학병원처럼 입원전담전문의 등을 제대로 도입해 전공의가 없어도 병원이 돌아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야한다는 게 박 회장의 주장이다.

이 발표 관련 서울시의사회 홍순원 학술이사는 “별도의 여전공의 강의가 마련된 것에 대해 여자의사회에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전공의법 시행 이후에도 여전히 여전공의에 대한 불이익이 남아 있는데 각 병원이 아닌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이 심포지엄 좌장을 맡았던 홍성진 부회장도 “전공의들의 수련환경은 과거보다 나아진 것은 맞지만 그만큼 잃어버린 것도 분명히 있다”며 “여성을 배려하다보면 반대로 남성이 역차별을 느끼고, 로딩이 걸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문제는 전공의 당사자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의사단체에서 내용을 알아야한다는 점에서 심포지엄 주제로 마련한 것”이라며 “나아가 전공의 수련과 인력 문제는 정책적으로 풀어나가야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앞으로도 여전공의들의 고충을 함께 해결하고, 젊은 의사들이 연수교육에 동참할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박홍준 회장은 “우니나라 전체 전공의 중 40%가 서울시에 있기 때문에 지역의사회 차원에서 전공의까지 포용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연수강좌, 그리고 축사까지 전공의들이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염려했던 것보다 좋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서울시의사회는 앞으로도 전공의들과 교류 지속하고, 향후 교육방향이나 수련의 질 문제도 개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전협에서도 수련환경 개선과 더불어 전문가로서 성장하기 위해 서울시의사회와 긴밀하게 소통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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