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예정된 복지부-의협 회의 연기…의료계 일각서 협상 결렬 예상
최대집 집행부 회무 패턴상 출구전략 차원 투쟁전환 전망 지배적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예고한 의정협상 기간이 20일 남짓 남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의협의 요구안만 제시됐지 보건복지부의 구체적인 답변이 나오진 않아 의협 속내가 복잡해지고 있다.

이에 의료계 일각에서는 의정협상이 진전 없이 12월 내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채 의협이 투쟁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당초 지난 10일 예정돼 있던 세 번째 의정협의도 연기된데다 아직까지 복지부와 의협 간 회의 일정이 조율되지 않고 시간만 흐르고 있다.

그동안 의협 최대집 집행부의 회무 패턴을 보면 의협회장이 복지부 차관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잠깐 협상을 진행하다 돌연 투쟁으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특히 의사회원들은 최대집 집행부가 그동안 임기동안 협상과 투쟁을 반복해왔지만 사실상 어떠한 성과도 없이 오히려 주요한 정책에서 패싱만 당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의협이 그동안 협상하다가 파기하고, 투쟁하겠다고 선언하는 패턴이 반복되는 이유와 골대 앞에서 찬스를 살리지 못하는 행보에 주목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의협에 대한 의사회원의 부정적 평가가 지속되고, 대의원들의 압박으로 인해 최 회장의 급급한 모습에서 비롯된 결과로 분석된다는 것.

구체적으로 최근 의협 주변에서 불신임안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임시 대의원총회 소집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다보니 최대집 집행부가 출구전략으로 투쟁을 활용하고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어떻게 보면 의협은 정부를 이용했지만 결국 내부 정치 때문에 전형적으로 협상을 중단했다고 본다”며 “제대로 된 성과를 가져오지 못하면 비판을 받을 게 분명하기 때문에 책임소지에서 벗어나고 싶은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사실상 40대 집행부가 의정협상을 진행하면서 이전 집행부에서 쌓아왔던 정부와의 신뢰를 잃었다고 생각한다”며 “문제는 이러한 신뢰를 복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토로했다.

◆의협 투쟁 출구전략 아냐…협상 성과물 기대=하지만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의료계 일각에서 의협이 투쟁을 출구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제기되는 부분에 대해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박종혁 대변인은 “현재 불거지는 최 회장의 불신임 논란을 불식시키고 임총을 넘기려고 의정협의와 투쟁을 이용한다는 건 소설”이라며 “당초 최 회장은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려다 의사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민주적 절차에 따라 협상으로 전환한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이왕 협상을 시작했으면 열심히 해야지 무조건 협상이 결렬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임하고 있진 않다”라며 “정부와 진정성을 가지고 철저히 준비하고 실현 가능성이 있는 접점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박홍준 의협 의정협상단장(서울시의사회장)도 12월 내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의협이 지난 2차 회의 때 제시한 요구안에 대해 복지부에서 크게 공감했다는 이유에서다.

박 단장은 “12월 말까지 어떤 식으로든 단계적인 협의 결과가 도출돼야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 않더라도 의협의 요구안에 대해 정부의 의지가 확인된다면 협의를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복지부와 20일 내로 의견을 한 번 더 조율하고, 결론을 맺는 추가 회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일정은 유동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의협의 진정성을 담은 제안에 복지부가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되리라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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