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보건의료학회, 생명을 살리는 남북 의료 소통의 필요성 강조
용어집 발간부터 남북 건강 공동체 구성 위한 단계적 준비 계획

왼쪽부터 통일보건의료학회 전우택 초대 이사장, 김신곤 이사장, 신현영 홍보이사, 박상민 학술이사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보건의료인들과 환자사이에 소통이 되지 않으면 치명적 결과를 낳을 수가 있습니다. 남북관계가 안 좋은데 무슨 용어 통일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이럴 때 일수록 생명을 살리는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김신곤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은 지난 29일 열린 통일보건의료학회와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이 공동으로 개최한 학술대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남북 보건의료 용어 통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통일보건의료학회의 이번 학술대회는 한반도 건강 공동체 형성에 기본이 되는 소통의 중심, ‘의학용어’ 통일을 주제로 정했다. 그동안 보건의료단체에서 각각 진행해오던 남북한 의학용어정리에 대한 성과물을 상호 공유하고 공동협력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첫 번째 학술교류의 장으로 만들었다.

박상민 통일보건의료학회 학술이사도 “이사장님의 말씀대로 생명을 살리는 통일은 용어가 핵심”이라면서 “학회에서 북한 이탈 주민들을 포함해서 의사소통을 하는데 서로 간의 장벽이 용어로 드러났다. 이에 남북보건의료 통합의 시작으로 용어와 관련된 부분을 남북 전문가들이 교류하는 식으로 학술대회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학술대회 1부는 김신곤 이사장을 좌장으로 ‘보건의료 분야별 남북 용어 통합을 위한 경험과 향후 과제’를 주제로 진행됐다. 각 보건의료 단체 대표 패널들이 참석해 해당 분야의 남북한 용어 차이점 비교, 현재까지 연구된 내용, 용어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미래 대응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2부에서는 통일보건의료 관련 학술 업데이트 세션으로 신현영 통일보건의료학회 홍보이사가 2018-2019년 최근 통일보건의료 학술연구에 대한 국내외 최시 경향 흐름에 대해 발표했다.

신현영 홍보이사는 “최근 북한은 결핵이나 말라리아 등 감염병 외에도 심혈관계 질환 등 비 감염병에 대한 연구도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외에도 정신 심리학적인 문제에 대한 연구도 늘어나고 있다”고 북한의 최근 의학연구 동향을 밝혔다.

■ 보건의료용어 통일, 통일 시점을 위한 단계적 준비…용어집 발표부터 한 걸음 한 걸음씩

이날 통일보건의료학회는 용어 통합의 단계적 과정을 강조했다.

박상민 학술이사는 “용어 통합·변경은 우리나라에서도 보건의료 용어 표준화에도 어려움을 겪었듯이 쉽지 않은 작업”이라면서 “당장 남북 통합 용어 사전을 만들기는 어렵더라도 그전에는 용어집부터 만들어 단계적으로 가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보건의료학회가 준비하는 궁극적 방향은 언젠가 다가올 통일을 대비한 한반도 건강공동체 구성임을 함께 학회 측측은 밝혔다.

김신곤 이사장은 “생명을 살리는 소통은 남북 정치나 정세와 무관하게 지속돼야 한다”면서 “학회는 한반도 건강공동체 구성을 향한 노력은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반도 건강공동체에서는 용어 통일부터, 전염병 공동관리, 미세먼지 문제 등 남북이 공동으로 대처가 필요한 부분을 준비해 나갈 수 있다”면서 “공동질본을 세울 수도 있고 시너지를 만드는 공동연구도 같이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상민 교수는 “통일의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는 동서독과 비교할 때 우리는 그들과 달리 교류도 적었고, 커리큘럼의 차이가 있으며, 남북한 각각 검사장비와 신체검진·문진 위주라는 검사·치료 관련한 부분에서 상호 차이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서로 다른 부분에 대한 상호간의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독일의 통일과는 또 다른 의료 공동체 형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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