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4399명 전공의 참여 근무·수련환경 등 ‘병원평가 결과’ 밝혀
박지현 회장, “궁극·근본적인 수련환경 개선에 대전협이 함께할 것”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전공의법 시행으로 전공의들의 근무시간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수련의 질적인 면은 크게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박지현)는 지난 8월 26일부터 9월 30일까지 온라인으로 시행한 ‘2019 전국 전공의 병원평가’ 결과를 22일 메디스태프를 통해 공개했다.

대전협에 따르면 이번 병원평가의 설문 문항은 △전공의 근무환경 △전공의 수련환경 △전공의 안전 △환자안전 등 5개 항목 총 40개 문항으로 구성됐다.

이번 평가는 중복값 등을 제외한 94개 수련병원 4399명의 전공의의 응답으로 결과가 도출됐으며, 특히 대전협은 8개 문항에 대해서는 2016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의 변화 추이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전공의법 시행으로 전공의 근무시간은 줄어들고 휴식시간은 늘어나는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2016년 주당 평균 근무시간이 91.8시간에서 올해 80.0시간으로 감소, 당직 근무 이후 휴식시간은 2016년 5.38시간에서 올해 10.2시간으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반면 수련과 근무의 질적 측면에서는 유의미한 개선 사항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 지난 4년간 전반적인 근무환경 만족도나 수련과 관련 없는 업무 비중은 큰 변화가 없었을뿐더러 주치의로 정규 근무 시 평균 담당 환자 수는 2016년 16.9명에서 2019년 17.8명 수준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심지어 절반에 가까운(45%) 전공의가 지도전문의 제도를 모르고 있거나 10명 중 4명 정도는 수련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등 수련·근무환경이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규모가 작은 병원일수록 연차별 전공의 명수가 적어 1인당 맡고 있는 환자 수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환자의 안전 역시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게 대전협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공의를 대체할 의료인력은 충원되지 못하고 있으며, 그 수준은 수련병원 규모에 따라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입원전담전문의 고용 여부를 묻는 문항에 전공의 500명 이상 수련병원 전공의 중 77.0%가, 전공의 100명 미만의 수련병원 전공의는 21.0%만이 고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윤식 홍보이사는 “전공의법 시행으로 근무시간이 단축됐으나 EMR 셧다운제를 통해 보여주기식으로 행해지는 경우도 많다”며 “의료인력 충원이 시급하나 입원전담전문의 고용이 여전히 활성화되지 못하고, 내과 3년제 전환에 따른 공백으로 인한 대비도 없는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박지현 회장은 “병원 내부에서도, 사회적으로도 환자안전을 위해 전공의 근무시간이 줄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대되며 개선을 하려는 시도는 있으나 객관적인 결과로 보면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며 “병원평가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통해 수련환경 개선이 궁극적이고 근본적으로 이뤄지길 바라며, 그 길에 대전협이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대전협은 근무시간 외 EMR 접속 차단과 관련 지난 설문조사를 시작으로, 향후 수련환경 만족도와 전공의 임금, 휴가에 대한 전수조사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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