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소아감염학회 김종현 회장, “성인과 소아청소년 감염 관리 방향 달라”
보다 질 좋은 소아감염 관리 위해 세분화한 관리 시스템 마련돼야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대형병원 내 소아감염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의사의 의무배치가 필요하다는 학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건 등 감염에 대한 인식이 전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연령별로 보다 세분화된 감염관리가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대한소아감염학회(회장 김종현·가톨릭의대)는 지난 16일 서울성모병원 지하 대강당에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종현 회장<사진>에 따르면 현재 대형병원에는 의무적으로 감염관리 의사를 배치하게 돼 있지만 소아감염 전문의는 해당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학병원에 소아감염전문의가 없는 곳도 존재한다는 것. 실제로 사립대학교 일부 부속병원은 물론 국립대병원 2곳도 소아감염전문의가 없는 실정이다.

김 회장은 “현재 소아감염전문의는 80여명이지만 실제 활동하는 의사는 40여명 수준”이라며 “40여명의 자원을 대학병원에서 잘 이용했다면 일련의 신생아 감염 사건도 좀더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 회장은 연령별로 감염관리에 대한 접근이 다르다는 점도 피력했다.

김 회장은 “성인과 소아청소년의 노출되는 동선이 다르기 때문에 감염관리의 방향성도 달라진다”며 “게다가 성인과 소아에 따라 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대해 접근 방식이 다른 만큼 별도로 관리하는 것이 올바르다”라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성인 중 면역 저하자의 경우 바이러스 문제가 있지만 보통 세균 감염에 취약한데 소아청소년은 수두, 홍역, 장염 등 바이러스가 주를 이루고 있어 접근방향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보통 감염은 성인이 80%를 차지하지만 나머지 소아청소년 연령에서의 20%도 전문적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나 학회 측에 별도의 소아감염관리를 주장해왔지만 아직까지 수용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이제라도 소아와 성인에 대한 감염관리를 세분화하고, 대학병원에 분야를 나눠 배치를 의무화해야한다는 게 김 회장의 판단이다.

구체적으로 신생아 중환자실 병상이나 항암치료 등에서 소아감염에 대한 관리체계를 설정하고, 대학병원별로 전문의사를 의무 배치하자는 것이다.

김 회장은 “소아감염이라고 해서 소아청소년과의 환자들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 다양한 과의 환자를 관리해야한다”며 “보다 질을 높이려면 소아감염을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의사가 대학병원에 의무적으로 배치돼야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항생제의 경우도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잘 썼는지가 중요하다”며 “소아마다 용량이 다 틀린데 이마저도 관리가 안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적정항생제를 처방할 수 있는 관리 체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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