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가려움의 연속…일상을 송두리째 빼앗긴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
듀피젠트가 가져온 기적같은 삶의 변화, 급여 가시화되며 환자 접근성 확대 기대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삶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열악하다. 평범한 일상. 누구에게는 보통의 삶이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는 꿈만 같은 일이다. 아토피 환자들을 더욱더 힘들게 하는 것은 피부 가려움보다 자신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이다.

국내에서 진행된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삶의 질을 평가한 연구에 따르면, 증상 조절이 잘 되지 않는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삶의 질은 청각∙시각 장애인만큼이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들이 느끼는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삶의 질을 효용 가중치로 측정했을 때, 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아토피피부염이 조절되지 않은 상태인 경우 0.38이라는 수치가 도출됐다.

해당 결과는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로 고통스러운 10년을 사는 것 보다, 6년의 삶을 포기하더라도 건강한 사람으로 4년을 살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듀피젠트는 기존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로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아 좌절을 겪어야 했던 중증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 치료 희망의 가능성을 열어 준 최초의 치료제다.

실제 듀피젠트 치료 이후 환자들은 가려움과 병변 등 신체적 증상 완화뿐 아니라 이로 인한 불안, 우울증 등 심리적 상태의 호전까지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질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것이다.

최근 발표된 오픈라벨 임상연구 결과에서도 듀피젠트 치료 시작 후 76주 시점에서 DLQI(Dermatology Life Quality Index)로 환자 삶의 질을 평가한 결과, 중증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삶의 질이 베이스라인 대비 77%까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안지영 교수는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국소 치료로는 효과를 보기 어려워 전신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그간 많았고 이마저도 충분치 않았다”며 “하지만 듀피젠트 등장으로 대안이 없었던 중증 환자들도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안지영 교수는 “실제 환자들에게 듀피젠트를 처방했을 때 병변 부위뿐만 아니라, 가려움증의 빠른 개선을 확인했고 치료를 포기했던 환자들이 듀피젠트로 증상이 개선되고 밝아진 모습을 볼 때면 의료진으로서도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 듀피젠트, 급여 적용 가시화되며 접근성 확대 기대

듀피젠트는 그간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한 달 약 2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고스란히 환자들이 부담해야 했다.

때문에 치료받을 엄두를 내지 못하거나 치료 지속을 망설이는 환자들이 많았다. 이에 환자들은 1인 시위, 국정감사, 국민청원 등 온오프라인을 통해 듀피젠트의 신속한 급여화를 촉구하며 치료 혜택을 받기 위해 애써왔다.

특히 9월 올라온 듀피젠트 보험 급여화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은 총 1만 4958명 이상이 참여해, 해당 기간 동안 보건복지 관련 청원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10월 11일, 듀피젠트 보험급여를 간절히 기다려온 환자들에게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듀피젠트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현재 급여화를 위한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만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더 많은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 듀피젠트 치료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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