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순환기학회 김한수 회장, “인력·장비 대비 저수가로 검사 포기” 토로
국민 건강 위해 필수의료 재평가 통해 합리적인 수가조정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저평가된 심전도 수가가 환자 건강에 약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임상순환기학회(회장 김한수)는 지난 10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4회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임상순환기학회 김한수 회장(왼쪽), 김종웅 이사장(오른쪽)

김한수 회장에 따르면 현재 의원급 심전도 수가는 6440원으로 동남아시아 최하 수준으로, 측정 수가 외에 판독료가 따로 구분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병원 내 심전도실을 운영하려면 독립된 공간과 전담 직원이 필요하고, 장비 유지 보수 비용까지 생각하면 국내 심전도 수가는 터무니 없는 수준이라는 것.

김 회장은 “상황이 이렇다보니 심전도를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결국 일찍 진단을 받아 예방해야할 환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심전도에 대한 필수의료를 재평가하고 수가가 상향조정돼야한다”라고 강조했다.

임상순환기학회 김종웅 이사장도 “불안은 하지만 환자에게 분기마다 심전도를 확인하자는 이야기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심전도의 경우 한눈에 들어오는 것도 있지만 시간을 많이 투자해 판독해야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말했다.

◆상급종병 경증환자 쏠림, 정책도 마찬가지=이밖에 김한수 회장은 경증환자가 3차의료기관에 쏠리는 현상은 질환에 대한 정부의 가이드라인이나 정책 방향도 똑같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회장은 “예방과 관리적 측면에서 1차 의료기관의 역할이 중요한 반면 여러 질환의 가이드라인이나 정책 방향이 3차 의료기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의료현장에서는 괴리가 많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 지인이 대학병원 응급실에 간 적이 있는데 경증환자가 많아 아수라장이 따로 없다고 하더라”라며 대학병원 한 교수가 당뇨약 관련 공부를 위해 개원가 학회에 와 있는 것을 보기도 했다”라고 언급했다.

즉 3차 의료기관에 경증환자가 너무 많이 몰리다보니 근무하는 의사들이 중증환자 등 실제로 진료해야할 환자보다 많은 수를 봐야하고, 이는 부담과 과부하로 이어진다는 게 김 회장의 주장이다.

아울러 김 회장은 3차의료기고나을 상급종합병원으로 표현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불만을 내비쳤다.

김 회장은 “3차 의료기관을 상급종합병원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면 1차 의료기관는 하급이라고 봐야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최고를 지향하기 때문에 상급이라는 표현으로 인해 3차 의료기관으로 몰려가는 경향이 있다”며 “이러한 방향과 흐름을 정부에서 잘 잡지 않으면 엉뚱한 곳이 미어터지고, 1차 의료에서 봐야할 질환들이 바이패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임상순환기학회는 이날 학술대회에서 심방세동과 관련 개원의들이 쉽세 도표 위주로 볼 수 있는 ‘포켓북’을 발간해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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