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가이드라인 개편에 급여정책 또한 발맞춰야
꾸준하고 적극적인 치료 필요…학회 치료 성공률 높이기 위해 치료약제 권고등급 개편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결핵은 우리나라 법정감염병 중 발생 및 사망이 가장 많고 막대한 질병 부담을 초래하는 질병으로 국가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환으로 정부는 국가결핵관리사업을 통해 결핵 치료비를 모두 지원할 뿐 아니라, 결핵예방을 위해 잠복결핵감염자의 치료비까지 지원하는 등 감염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다제내성결핵은 일반 결핵에 비해 치료가 더욱 까다로울 뿐 아니라 환자 1명이 10~15명을 감염시킬 정도로 그 전파속도가 매우 빠른 질환이다.

다제내성결핵(MDR-TB)은 대표적인 결핵 치료제인 ‘아이소니아지드’와 ‘라팜피신’을 포함한 2개 이상의 결핵치료제에 내성을 갖는 질환으로 보통 결핵 치료 과정에서 환자가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거나 용량을 부적절하게 복용하는 등 복용 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때 발생한다.

다제내성결핵은 일반 결핵에 비해 복용하는 치료제 수가 많고, 치료 기간이 길어 치료 성공률이 낮은 편이다.

보통 다제내성결핵은 다양한 약제를 사용해, 8개월 간의 집중치료기간을 포함해 최소 20개월 이상 꾸준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다제내성결핵 환자는 국내에서만 매년 700-800명가량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전문의들은 국내 결핵 퇴치를 위해 다제내성결핵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전세계 다제내성결핵 환자들의 치료 성공률을 높이고 치료 부작용과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WHO는 2018년 말 다제내성결핵 관련 치료 약제 권고등급을 대폭 개편한 내용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다제내성결핵 치료제 목록에서는 사용 시 치료 실패와 재발 위험이 높은 치료제들과 시력·청력 상실 등 부작용 발생 위험이 높은 치료제들이 배제됐다.

이를 통해 베다퀼린은 신약 경구제 중 유일하게 우선 처방 등급인 그룹 A(우선 선택 약물)로 등급이 상향 조정됐으며 치료성공율이 10%, 사망률의 경우 베다퀼린을 사용한 군이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또한 이 같은 움직임에 발맞추고 있다. 학회는 지난 9월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대제내성결핵 퇴치를 위한 결핵진료지침 개정(안) 공청회’를 진행해 WHO 가이드라인을 반영한 진료지침 개정을 논의했다.

공청회를 통해 발표된 개정안에서는 A그룹과 B그룹은 WHO와 동일하게 권고하고, 그룹 C를 C1와 C2로 구분해 델라마니드를 C2군으로 구분해 분류, 베다퀼린을 대체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환자의 치료 성공률을 높이고, 부작용을 낮춰 다제내성결핵을 퇴치하기 위한 움직임에 발맞춘 것.

높은 치료 성공률과 낮은 부작용으로 다제내성결핵 치료에 효과성이 인정된 다제내성결핵 치료 신약은 현재 질병관리본부의 사전심사를 통해서만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진료지침이 개정된다고 하더라도, 환자에게 바로 그룹 A의 약제를 사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전문가들은 진료가이드라인 변화와 함께 현재 심사를 통해 제한적으로 쓰이고 있는 다제내성결핵 치료 신약의 기회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핵보다 치료가 더 까다로운 다제내성결핵의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현재 다제내성결핵을 앓고 있는 환자가 보다 안전성과 효과성이 입증된 신약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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