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 삶을 위한 치료제…선별급여로 2차 사용 접근성 강화돼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HER2(상피세포 증식인자 수용체 2형) 음성 유방암은 유방암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유형이다.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는 항암제를 주기적으로 반복 투여 받게 되는데, 치료기간이 장기화되면 광범위한 세포 파괴가 일어날 수 있다. 또한 항암치료를 받는 기간뿐만 아니라 치료 후에도 항암치료로 인한 부작용 증상을 경험하게 되며, 삶의 질이 상당히 저하된다.

따라서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가 치료를 이어 갈 수 있게 하고 치료의지를 북돋기 위해서는 생존기간 연장 효과뿐 아니라 삶의 질 까지 고려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다행히 과거보다 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최근에는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치료 실패 후에도 시도해 볼 수 있는 치료옵션들이 다수 생기고 있다. 최근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2차 치료에 선별급여를 인정받은 ‘할라벤(에리불린 메실산염)’도 그 중 하나다. 할라벤은 임상적 유효성 및 사회적 요구도를 인정받아 환자 50% 부담으로 선별급여를 인정받았다.

전창완 고신대학교복음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할라벤은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되는 약제로 평가 받아왔으나, 그간 적응증 및 급여 허가 사항의 간극으로 2차부터 사용하는 데는 실질적인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 할라벤 선별급여로 보다 조기부터 환자들이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치료를 할 수 있게 되어 임상의로서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할라벤은 단일요법으로 사용 가능한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로, 21일 주기로 1일째와 8일째 총 2회만 투여하면 된다. 배합 및 예비 투약이 필요 없으며, 입원 없이 2-5분의 짧은 투약 시간으로 환자들이 병원에 머무르는 시간을 줄여 일상생활과 치료의 병행에 긍정적인 치료제로 평가 받고 있다.

2016년 11월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A씨도 이전 병용 항암화학요법 시상당한 부작용을 호소하였으나, 2차 치료로 할라벤 단일요법을 시행하면서 일상생활 영위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Case1. 28세 여성 할라벤 2차 치료 환자>
2016년 A 환자는 임신중인 상태로 호르몬 수용체 양성, HER2 수용체 음성인 루미날 타입 A 유방암으로 진단 받았다.

2016년 11월 1일 변형근치 유방절제술을 받았으며, 수술 후 보조 항암화학요법으로 독소루비신+시클로포스파미드 병용요법을 4회 투여했다. 이후 경과 관찰 중 간 부위에 암세포 전이를 확인해 2018년 4월부터 2019년 3월까지 고식적 항암화학요법으로 도세탁셀, 카보플라틴 병용요법을 15회 투여했다.

수차례의 병용 항암화학요법 치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A환자는 유방암표지자인 CA15-3 수치가 상승하여 12주 동안 매주 파클리탁셀을 투여했으나 혈소판 수치 저하가 심화되고 상당한 부작용을 호소하였으며, 20대의 젊은 환자라 치료와 일상생활 병행이 가능한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2019년 5월부터 할라벤이 선별급여를 인정받으면서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단일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할 수 있게 되어 2019년 9월부터 2차 치료로 할라벤을 투여 중이다.

전창완 교수는 “단일항암화학요법으로 생존기간은 연장하면서 환자가 고통스러워 하는 부작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여 환자와의 상담을 통해 2차 치료로 할라벤을 선택하게 됐다”며 “해당 환자는 할라벤 치료를 시작한지 오래되지 않아 치료 경과를 더 관찰해보아야 알 수 있겠지만, 할라벤의 전이성 유방암 2차 치료 데이터들을 미루어 보았을 때 좋은 치료 결과를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전창완 교수는 “이미 여러 차례 전이에 따른 신체적 고통과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전반적인 삶의 질 저하를 경험하게 되고, 이는 궁극적으로 다음 치료 의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할라벤과 같이 생존기간을 연장하면서 높은 치료 편의성과 낮은 독성을 지닌 치료제를 보다 조기에 사용하는 것이 환자 치료의지와 향후 예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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