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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CEO 워크숍 그 이후’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기업은 경쟁이 숙명이고, 내가 살기 위해선 남에게 자비란 없어야 하는 걸로 알았다. 그런데 서로 도와 몫을 키워서 함께 잘살자고 한다. 이른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혁신)의 주창이다. 국내 제약업계가 오픈 이노베이션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눈떠가고 있다. 위기와 기회의 갈림길에서 공생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김영주 부국장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최근 ‘제약바이오 CEO 워크숍’을 긴급히 마련했다. 정부가 제약·바이오산업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정하고 육성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지만 흘러가는 모양새는 마뜩치 않다. 바이오신약 기대주가 줄줄이 낙마하며 신약개발 전반에 대한 의혹은 쌓여가고, 리베이트로 제약기업 거목조차 휘청거릴 정도이며, 이 와중에 제네릭 가격인하의 흉흉한 소문은 그칠 줄 모른다. CSO(의약품 판매대행업체)에 대한 정부의 본격적인 조사 착수도 예고돼 있다. 도데체 위기인지 기회인지 조차 분간이 어려운 시국에 협회가 나서 ‘우리는 어디에 있는지’ 성찰의 시간을 가져보자고 제안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열린 ‘제약바이오 CEO 워크숍’은 바쁜 경영자들에게 시간이 아깝지 않게 느껴질 정도의 울림을 주었다는 평가이다. 우선 긴급 워크숍의 취지가 업계 내부의 공감대를 얻었다는 증거는 기대이상의 참석자수에서 확인된다. 참석자를 오너 및 CEO로 엄격히 한정했음에도 71곳 제약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주요 대형 제약은 물론 중견제약, 핵심 바이오기업 대표 및 오너들이 고루 참석했다. 더 의미가 있는 것은 이들간에 진지한 토론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협회 원희목 회장의 현안에 대한 기조발표에 이은 토론은 1시간30분여에 걸쳐 진행됐다. 총 11명의 CEO가 나서 자신의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예전 유사한 모임에서 정부 등 고위인사를 초청해 시나리오에 맞춰 질문하고 답변하던 양상과는 전혀 분위기가 달랐다는 전언이다.

참석 CEO들은 시간이 부족하게 느낄 정도로 열띤 토론을 이어갔고 충분히 유익한 행사였다고 후한 점수를 줬다. 특히 내년에도 이 행사를 이어갔으며 하는 바램을 나타냈다. 한 중견제약 오너는 “문제는 알겠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밤샘토론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유익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또 다른 중견제약 CEO는 “CEO들이 현안에 대해 교감하고 해결책을 진지하게 모색했다는 점에서 좋았다”고 했다. 한 상위권 제약 CEO는 “시간제한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하진 못했지만 여러 문제에 서로 간 공감을 확인했고, 특히 대화의 물꼬를 열었다는 점에서 긍정평가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리딩기업 CEO는 “CEO들이 모여 현안에 대한 동의를 이루고 자성의 시간도 갖는 한편 정부지원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 등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며, “신약개발을 통한 미래먹거리 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힙을 합쳐가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강조했다.

CEO들의 이같은 반응을 접하며 ‘왜 그동안 이런 모임이 없었던 것일까?’라는 의문과 함께 ‘이들도 동업자간 허심탄회한 대화에 많이 목말랐구나’라는 생각을 떠오르게 한다. 아울러 의도하던 안하던 이익과 손해를 상당부분 같이하는 공동운명체적 상황에서 이해와 협력으로 몫을 키워 같이 잘 사는 길을 모색하는 상생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이번 워크숍이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산업계가 비로소 개념적 오픈 이노베이션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번 워크숍이 제약바이오산업계가 거듭나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김영주 기자  yjkim@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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