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류마티스학회, 환자 진단 실태 조사결과 발표…조기 발견, 꾸준한 치료·관리 중요
이해도 부족으로 타과 전전·오진 다수…조기진단 중요성-환자 교육 확대 강조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류마티스학회가 류마티스 질환의 하나인 강직성 척추염의 진단 실태를 조사한 결과 진단을 정확하게 받지 못하고 진료과를 전전하는 ‘진단 난민’ 기간이 평균 3년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타과가 아닌 류마티스내과를 방문해 정확한 조기진단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학회 측은 설명했다. 또한 정확한 조기진단을 위한 환자 대상 교육도 실시해 나갈 것임을 학회는 함께 밝혔다.

대한류마티스학회가 주최하는 ‘강직성 척추염 진단 실태’ 기자간담회가 31일 한국프레스센터 20층에서 개최됐다.

강직성척추염은 척추에 염증이 발생하고 점차 척추 마디가 굳어 변형되는 류마티스 질환 중 하나이다. 주로 소아, 청년기에 시작되며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다른 류마티스 질환과 비교해 사회, 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어 조기 발견 및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류마티스학회가 전국 26개 대학병원에서 진료 받고 있는 10대-70대 강직성척추염 환자 1012명(남자 767명, 여자 235명, 무응답 10명)을 대상으로 강직성척추염 진단 실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정확하게 진단받지 못하고 진료과를 전전하는 ’진단 난민‘ 기간이 약 3년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강직성척추염에 따른 염증이 눈을 침범하는 포도막염이 동반된 환자 255명은 질병을 진단받기까지 소요된 시간이 평균 52.89개월로 더 길게 나타났다. 즉, 진단과 치료 시기가 늦을수록 척추 외 타 신체부위까지 침범 위험이 커진다는 것.

이처럼 진단 지연이 발생하는데는 통증 발생 시 류마티스내과를 먼저 찾은 환자가 18.2%에 그친 것에 반해, 정형외과, 신경외과, 통증의학과 등 타과를 환자들이 먼저 찾는 것이 크게 작용했다. 또한 환자들은 이전에 고관절 등 관절염(15.2%), 허리디스크(14.9%) 등 타 질환을 진단받기도 했다. 실제 강직성 척추염에 대한 이해 없이 류마티스내과를 찾기는 어렵다.

왼쪽부터 김혜원 총무, 박경수 홍보위원

김혜원 대한류마티스학회 척추관절염연구회 총무는 “강직성척추염은 눈에 보이는 증상만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많은 환자들이 질환 초기 허리 통증과 뻣뻣함을 단순 근골격계 증상으로 알아 류마티스내과 이외의 다른 진료과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척추 관절 간 융합으로 기능장애가 발생하기 전에 류마티스내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강직성 척추염 치료, 생물학적제제-비약물적 치료 병행이 필수…환자 교육도 중요

박경수 대한류마티스학회 홍보위원은 강직성척추염의 치료 현황과 향후 방향에 대해 발표하면서 생물학적제제와 더불어서 비약물적 치료 병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약제들의 통증 완화 작용은 뚜렷하나 척추 강직 진행을 막을 수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며, 비약물적 치료 병행이 필수”라고 말했다.

또한 박경수 홍보위원은 진료실 외에서 강직성척추염에 대한 교육 필요성도 주장했다. 그는 “실제 조사결과 강직성척추염 환자의 43.5%는 진료실 설명 외에 강직성척추염에 대한 부수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었다”면서 “학회는 현재 척추염 환우들과의 소통을 증진하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전국 건강강좌를 진행하고 환자들과의 힐링캠프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산정특례 제도의 경우 환자들의 대다수(85.0%)가 이 제도를 인지하고 있음을 밝히면서, 치료의 부담을 줄이는데 도움이 됨을 설명했다. 산정특례제도는 희귀질환으로 확진 받은 환자의 경우 환자본인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본인부담금을 10%로 경감하는 제도다.

박 위원은 “현행 제도의 경우 확진이 되면 한 달 안에 신청을 요구한다”면서 “이 같은 이유로 질환의 조기진단이 중요하며, 조기진단율을 높이기 위해 질환에 대한 부수적인 교육과 올바른 질환관리법 등 환자들에게 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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