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료감정원 박정율 초대원장, 법조계·학계·언론계·시민단체 등 감정위원 참여 강조
각계각층 의견 반영해 ‘제 식구 감싸기’ 논란 종식 전망…많은 전문인력 확보 목표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최근 의료행위와 관련 불가항력적인 사고로 인한 의료기관과 환자간 소송이 급증함에 따라 보다 전문적인 의료감정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오는 11월 3일 의료감정원을 개소하고, 신속·공정하고도 전문성을 갖춘 의료감정을 위해 나섰다.

의협 출입기자단은 지난 30일 의료감정원 초대원장을 맡게 된 박정율 원장(의협 부회장)을 만나 향후 계획과 목표를 들어봤다.

우선 박정율 원장은 “의료감정에 대한 신뢰성 확보와 보다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초대회장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투명하고 공정성 있는 기관으로 초석을 다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 원장에 따르면 그동안 의협 산하에 있던 ‘중앙의료사안감정심의위원회’는 전 사회적으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주로 의료계 인사 중심으로 구성돼 있었기 때문. 이는 의사들이 ‘제 식구 감싸기’라는 논란에 중심이 되는 오점이기도 했다.

하지만 의협 의료감정원은 기존 의협 산하 중앙의료사안감정심의위원회와 달리 의료계뿐만 아니라 법조계,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의 참여한다는 게 박 원장의 설명이다.

박 원장은 “중앙위원회가 의료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공정한 의료감정기구로 운영할 계획이기에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은 종식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박 원장은 의료감정원 위원들의 자격관리를 우선적으로 논의하고, 향후 규모 확대도 염두에 두고 있다.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600여명의 인력이 필요하다는 게 박 원장의 판단이다.

박 원장은 “감정위원은 전문의학회의 자체 위촉기준을 바탕으로 의료감정원의 추천과 교육 및 평가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라며 “감정위원 전문화를 위해 의료감정 인증교육과 평가 프로그램을 더욱 체계화하는 것은 물론 이러한 전문인력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에 의료감정원은 오는 11월 3일 ‘제1차 의료감정 인증교육’을 통해 의료법, 감정서 작성 요령 등 교육을 진행하고, 시험을 통해 자격을 부여할 예정이다.

아울러 의료감정원은 향후 업무매뉴얼 및 참고 자료 등을 제작해 위원들이 지침에 따라 감정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박 원장은 향후 의료감정의 대가를 상향 조정해야한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의료감정에 대가가 낮아 참여하는 의사가 소수이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외국에서는 의료감정을 전담하는 의사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단기간 내에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의료감정원의 공정·전문성이 제고되고 수요가 많아져 대가가 상향조정돼 재정이 확보된다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박 원장은 “의사회원과 국민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도록 의료감정원의 기반을 확립하고 공정성 및 전문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만전을 다할 것”이라며 “앞으로 실질적으로 독립된 의료감정기구의 설립과 상근 전문 의료감정위원제도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준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