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진단 B형 50대 남성에게 A형 20대 아들의 간 이식

[의학신문·일간보사=김원준 기자]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병원장 권순용) 장기이식센터가 개원 후 처음으로 고난도 장기 이식인 혈액형 불일치 간이식에 성공했다.

은평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간담췌외과 김동구 교수팀(소화기내과 배시현 교수, 간담췌외과 박정현, 박천수 교수)은 지난 9월 30일 간암으로 투병 중이던 50대 남성에게 20대 아들의 간을 이식하는 수술을 시행했으며, 환자는 건강을 회복해 이식 후 4주 만에 퇴원했다.
이번 수술은 이식 수술 중에서도 고난도 수술로 분류되는 혈액형 불일치 이식으로 수혜자와 기증자의 혈액형이 B형과 A형으로 서로 달라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다.
일반적으로 혈액형이 다른 사람의 피가 몸에 들어오면 몸속 항체가 거부반응을 일으켜 피 속에 덩어리가 생기고 혈액 순환에 문제를 일으킨다.
따라서 혈액형 불일치 이식을 위해서는 기증자 혈액형에 대한 항체를 없애는 주사를 수술 전에 투여해 골수에서 항체를 만드는 세포를 억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 기존 혈액에 남아 있는 항체는 혈장교환술을 통해 제거하며 혈장교환술은 환자의 혈액을 빼낸 뒤 원심분리장치를 통해 특정 성분을 제거하고 다시 환자 몸에 투여하는 과정을 거친다.
장기이식팀은 이식 전 환자 상태를 세심하게 확인하고 최신 혈장교환술 시설을 통해 수술 준비를 진행했다. 환자 역시 이식 수술 전 체중을 17kg 감량하며 의료진과 함께 철저한 준비에 나서는 등 의료진과 환자간의 교감과 노력이 빛을 발했다.
이식을 총괄한 장기이식센터 김동구 교수는 “은평성모병원의 첫 혈액형불일치 간이식 성공은 외과의 전폭적인 지원과 성형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소화기내과, 감염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병리과, 간호부의 조화로운 협력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면서 “이번 수술은 은평성모병원의 높은 의료수준을 보여주는 지표이며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은평성모병원은 지난 4월 1일 개원이후 100일 만에 신장, 심장, 간, 췌장, 각막 등 5대 장기이식을 연이어 성공했으며, 최근 조혈모세포이식 및 이번 혈액형 불일치 간이식 등 난도 높은 장기이식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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