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의학회, 패혈증 심각성 알리기 앞장…한국형 ‘MCCRC’ 전문 교육 개발도 박차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중환자실은 중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전문 의료인들이 고도의 감시 장치와 생명 유지 장치를 이용하여 집중 치료를 시행하는 곳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환자실 치료를 받는 환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또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중요성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중환자의학회(회장 홍성진)는 1980년 구급의학회로 창립해 1996년 대한중환자의학회로 명칭이 변경됐다. 학회는 학술적인 발전뿐만 아니라 중환자를 담당하는 전문의사와 간호사의 교육, 여러 가지 치료지침을 개발 등에 힘써 왔으며, 선진국에 비해 낙후된 우리나라 중환자실 환경 및 치료 시스템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오고 있다.

특히 중환자실의 전문 인력 확보와 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 중환자의학 세부전문의 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며 2019년도까지 1,584명의 세부전문의를 배출했다. 정기 학술대회를 1년에 한 번 개최하고 있으며 2018년도부터는 국제학술대회로 개최하고 있다.

2015년에는 세계중환자학술대회(주제: one step further: the pursuit of excellence in critical care)를 열고 3,400여명이 참석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학회에서 발행하는 Acute and Critical Care(ACC)는 2019년 Scopus, PMC, ESCI에 한 번에 등재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달 패혈증을 주제로 개최한 전문지 기자간담회 모습

패혈증 대국민 인식 개선 노력

2012년부터 세계패혈증연맹에서 9월 13일을 세계 패혈증의 날로 지정했고, 각국에서 이를 위한 행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민들의 패혈증에 대한 인식도는 매우 낮은 상태로, 약 40% 정도가 ‘해산물을 날것을 먹고 발생하는 전신 중독 상태’로 잘못 알고 있다.

대한중환자의학회에서는 패혈증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도를 높이고자 중환자실 및 패혈증에 대한 홍보 리플렛을 제작하여 병원에 배부하고 있으며, 시민 대상 홍보 부스에도 참여하여 패혈증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2018년부터 우리나라 패혈증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전국적인 패혈증등록사업을 준비해왔으며, 2019년에 질병관리본부로 부터 패혈증등록사업 연구용역도 받아 진행 중에 있다.

중환자실 기준 정의, 관리료 인상과 등급화 필요

학회는 중환자의학이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으로 △중환자실 기준 정의 △중환자실 관리료 인상과 등급화, 차등 안 △중환자실 전담의사 양성 및 인정의 제도 도입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근무 환경 개선 등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2013년 Critical Care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중환자실은 지금까지 병원 병상 수의 3-5%에 해당하였으나 앞으로는 20~30%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중환자실의 재원 기간도 증가하고 매년 치료비용도 증가할 것으로 발표됐다.

중환자실의 주요 임상분야도 순환계, 호흡계, 감염, 신경과 영역에서 영양, 정신, 통증, 재활 분야로 확대되고 있으며 가능한 비침습적이고, 전문적인 치료와 인간적인 환자 돌봄이 이루어질 것이며 국내 다기관 연구뿐 아니라 국가 간의 연구 협력이 확대된다는 예상이 나온다.

한편 2020년은 대한중환자의학회가 창립 40주년이 되는 해다. 과거 40년을 축하하고 새로운 미래를 맞이한다는 의미로 ‘Honoring Our Past, Building a New Future’를 주제로 선정했으며, 학술행사 이외에 도전 골든벨, 마라톤 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대한중환자의학회 교과서 개정판(4판)도 발간을 계획하고 있다.

홍성진 대한중환자의학회 회장(가톨릭의대) 미니인터뷰

Q. 중환자의학의 막중한 역할과 책임에 비해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 못하는 느낌이다. 패혈증만 봐도 급성심근경색과 뇌졸중처럼 매우 위급한 상황이고,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질환이며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지만 많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A. 동감이다. 결국 홍보가 중요한 것 같다. 대국민뿐만 아니라 의료계에도 알리는 것을 지속해야 한다. 정책입안자들에게 중요성을 어필하고 컨센서스를 모을 수 있어야 한다. 패혈증 경우에도 중환자실로 들어가니까 빠르게 포기하거나 막연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심각성이 널리 소개돼야 한다. 중환자실은 생명이 꽃을 피우는 곳이다.

또한 심포지엄 및 기자간담회 등을 개최해 우리나라 패혈증의 현실과 그 위험성을 알리고 있으며, 동시에 중환자실 치료 환경을 개선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일본과 대만 그리고 미국중환자학회와의 꾸준한 교류를 통해 저변을 넓히고 있다.

Q. 한국형 MCCRC 개발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A. 중환자의학 세부전문의 연수교육으로 기초전문의 연수교육인 BCCRC(Basic Critical Care Review Course)와 전문가 연수교육인 미국중환자의학회와 공동으로 개최하는 MCCRC(Multiprofessional Critical Care Review Course)를 매년 진행하고 있다. 표준 및 최신 지견에 대하여 배우고 국내외 중환자의학 동료들과 사귀는 기회가 되고 있다.

MCCRC는 중환자의학 전문가 과정으로 유명 석학들이 강의하며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 중환자의학 전문의들이 참석하고 있는데, 이제는 우리도 노하우가 쌓였고 역량을 갖췄다는 판단으로 한국형 프로그램 개발에 나선다. 로열티도 중요하지만 언어적 문제를 우선 고려하며 우리 실정에 맞는 효율을 높인 코스를 만들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

Q. 임기를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회원들에게 남기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학술과 정책 분야 발전에 있어서 열심히 하고 보람도 있었지만 전담의 자격요건과 간호사, 전담의 1인당 병상 수, 중환자실 등급화 등 중환자실 환경 개선 등 아직도 해야 할 일들이 많아 아쉬움이 있다. 또 열악한 현실로 의료 일선에서도 김빠지는 일이 많지만 이는 새 발전의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며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도록 힘을 꾸준히 모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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