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벤다졸 열풍·쇼닥터 등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으로 인한 국민건강 위해' 우려

[의학신문·일간보사=이종태 기자] 약사회가 최근 검증되지 않은 의학정보가 범람하면서 국민건강에 위해가 우려된다며 반드시 공인된 보건의료시스템에 의한 정상적인 치료법을 따라줄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특히 유튜브 등 온라인으로 여과없이 빠르게 확산되는 왜곡된 정보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어 정부의 단호한 대책은 물론 이를 조장하는 보건의료인에 대한 제제까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약사회(회장 김대업)은 지난 24일 이같은 입장을 나타내고 대중매체에서 검증되지 않은 의료지식을 전달하는 일부 전문가들의 부적절한 활동에 대해 정부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현재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은 항암효과가 있다는 소문만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유명인인 한 한의사는 방송에 나가 물파스로 중풍을 예방할 수 있다는 등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약사회는 “의약품은 엄격한 실험과 검증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는 과정을 거쳐 판매할 수 있게되고 사후 관리를 통해 새로운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면서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통한 건강관리 시스템은 오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구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류의 질병 치료에 새로운 전환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던 촉망받는 신약들조차도 유효성‧안전성 입증이라는 의약품 허가의 장벽을 넘는 것이 극히 어렵다”면서, “엄청난 시장 점유율과 매출액에도 불구하고 판매 후 사용과정에서 알지 못하였던 부작용이 드러나 퇴출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이 의약품의 숙명”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꿈의 항암제로 국산 신약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며 임상 3상 전 제한적으로 판매 허가됐던 한미약품의 폐암치료제인 올리타와, 신라젠의 항암바이러스제인 팩사벡 등이 마지막 유효성 검증단계를 넘지 못하면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약사회는 “촉망받는 의약품도 이런 상황인데 과학적·임상적인 검증을 거치지 않은 일부 물질을 치료효과가 있다는 ‘설(說)’에 기대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면서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조장하고 부추기고 있어 보건의료인으로서 자질과 윤리를 의심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절실환 환자들을 이용해 근거가 매우 부족한 정보를 기대도록 조장하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면서 “생명을 다루는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정보를 근거로 환자들의 남은 시간과 치료기회를 앗아 가는 것을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근거없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는 왜곡된 정보와 이를 이용하는 보건의료인에 대한 제제를 위해 정부가 나서야한다”면서 “국민들에게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공고히 쌓아올린 보건의료시스템의 검증된 치료법을 따르는 길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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