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도 하지마비 보행능력 회복부터 근골격계 환자 실감나는 걷는 느낌 등 맞춤 제공
범재원 중앙대병원 교수 “삶의 질 향상, 치료 효과까지…서울 중부 로봇재활치료 메카”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의료재활로봇 보급사업 릴레이 인터뷰 ②중앙대병원

급속한 고령화 및 저출산 시대의 의료 인력 부족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정부는 ICT와 융합된 의료기술 등의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로봇은 다양한 의료 현장에 가치를 할 것으로 기대되며 그 수요가 증가 중인데, 일상생활 간병과 돌봄 분야(이승·식사·배설·욕창예방 등) 로봇과 재활치료와 보조용 외골격 로봇 연구 등이 활발한 상태다.

또한 재활 치료용 로봇과 일상생활용 보조 로봇의 현장실습 및 안전성 검증 등 상용화 개발 연구 활성화와 재활병원, 재활관련시설, 장애인 당사자 등에게 제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관련업체에게 국내·외 신규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우수 의료로봇의 빠른 확산을 위한 제도 개선 및 정책과 실무 지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본격화하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보건복지부 국립재활원에서 주관한 ‘의료재활로봇 보급사업’의 로봇활용기관으로 선정돼, 국내 로봇재활치료의 표준화된 치료 프로토콜 수립과 의료재활로봇의 보급과 확산의 구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의료기관들을 릴레이로 만나 경쟁력 향상과 미래 발전 청사진들을 들어보는 지면을 마련했다.

“아급성기 초기 6개월 등 환자 회복이 이뤄지는 중요한 시기를 흘려보내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제 로봇을 활용한 집중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하지재활에 있어서 토털라인업을 갖췄다. 서울 중부지역 로봇재활 치료의 메카가 될 수 있다고 자부한다”

중앙대병원 재활의학과 범재원 교수<사진>는 최근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재활로봇을 이용한 치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보행 훈련이 어려운 환자의 치료에 최전방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능형 하지재활로봇 ‘슈바(SUBAR)’를 도입하며 로봇재활 시대를 선도한 중앙대병원은 엔드이펙터형 보행재활로봇인 큐렉소 ‘모닝워크(Morning Walk)’와 외골격제어형 보행재활로봇인 HMH ‘엑소워크 프로(EXOWALK PRO)’를 각각 1대씩 도입하며 치료의 깊이를 더했다.

실제 제품을 활용하며 얻은 경험을 묻는 질문에서 모닝워크는 중증도가 높은 하지마비가 심하고 체간 균형이 불안전한 환자에게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견고하고 안장이 있어 보행능력 회복을 위한 근육재건, 관절 운동기능 회복 등에 사용이 쉽고 간단한 특징이 있다.

체간 불균형, 중증도 하지마비 보행능력 회복 ‘모닝워크’

근골격계 환자 실감나는 걷는 느낌 제공 ‘엑소워크 프로’

소아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 환자의 재활훈련이 가능한 모닝워크는 보행분속과 보폭 및 디딤각·구름각 등 조절이 가능해 환자 맞춤형 훈련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기존 로봇치료가 가지고 있는 단점들인 떨어지는 흥미도와 동기부여의 어려움으로 생기는 치료 효과 반감도 VR(가상현실)을 활용한 소프트웨어로 극복할 수 있다는 긍정적 메시지도 제시했다.

엑소워크 프로는 내과계 근골격계 환자를 타겟으로 하고 있다. 간단하게 착탈할 수 있는 로봇이기 때문에 중증도가 낮은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데 뒤에서 잡아주고 앞으로 걷는 느낌을 주며 실감을 준다.

로봇의 양 손잡이 끝에 달려있는 조이스틱을 조종하면 앞으로 나아가거나 멈출 수 있다. 또는 좌회전이나 우회전도 가능하다. 로봇이 걷는 속도는 최대 시속 약 2km로 건강한 사람이 느릿느릿 걸어가는 수준이다. 게다가 환자가 걷는 도중 다리가 강직되면 센서가 이것을 감지해 천천히 멈춘다. 환자 다리를 억지로 움직이려다가 큰 사고가 발생할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범재원 교수는 “두 제품 모두 상용화를 거치며 널리 쓰인 제품들이고 개선점이 훨씬 적다. 국내 제품답게 빠른 피드백을 거친 뒤 업그레이드도 꾸준히 되고 있다”며 “아급성기부터 경증 만성기 까지 토털 치료가 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편마비 환자들은 건측 하지와 편측 하지의 패턴이 다른데 그동안 한 쌍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속적 제품 개선으로 양쪽 다리를 따로 조절 할 수 있게 됐고 맞춤형 치료로 이어졌다.

“나도 걸을 수 있다” 로봇재활로 삶의 질 향상

한편 중앙대병원은 서울 중부지역 로봇재활치료 분야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기술이지만 도입과 연구를 위한 지원에 있어서 아낌없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보급사업도 만족도와 선호도를 바탕으로 또 한 번 참여하게 됐고 책임감 있게 임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더불어 범재원 교수는 상지 로봇 개발 참여와 보행 로봇 발전 및 인공지능(AI) 분야 접목 연구도 집중하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로봇은 절대 만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리치료사와의 서로 보완적인 역할을 통해 시기별로 환자 상태에 따라서 취사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소신과 함께 “AI와의 협업도 기대가 된다. 치료와 함께 평가까지 하는 알고리즘으로 보다 정밀하게 환자 치료의 부족한 부분을 발견해 정확한 치료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범 교수는 “보행이 어려워 누워만 있던 환자들에게도 '나도 걸을 수 있다'는 경험을 통해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치료 효과 역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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