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셔병 증상 완화부터 임신과 출산까지, 비프리브주가 가져온 변화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올해 35세인 A씨는 7세에 고셔병 증상이 처음으로 발현했으나 이후 치료법 부재 등의 이유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다가, 2018년 1월부터 비프리브주로 치료를 시작한 환자다.

[A씨의 비프리브주 치료 시작과 임신과 출산의 기쁨]

2017년 11월 초 A씨(35세, 여)는 갑작스러운 명치 부위의 통증과 호흡 곤란, 기침, 심한 두통과 발한 등의 증상을 겪었다.

독감과 비슷한 증상에 이비인후과를 찾아 치료를 받았지만 차도가 없어 2차 병원에 입원해 복부 촬영 등 몇 가지 검사를 받았고, 곧 병원에 추가 정밀검사를 권유 받았다.

추가 검사를 위해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에 내원한 2017년 12월에는 비장이 비대해져 복부가 더욱 심하게 부어 올랐고 명치 통증,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은 더욱 심해졌다.

혈액검사와 골수검사 등 추가 정밀검사를 진행한 결과, 고셔병의 전형적인 세포의 형태가 관찰되는 등 종합적인 판단을 바탕으로 최종 고셔병 진단을 받게 됐다. 비장비대증으로 절제술을 받았던 1991년 이후 약 26년 만이다.

고셔병 진단 이후 A씨의 삶은 큰 변화가 있었다. 2주에 한번씩 병원을 방문해 효소대체요법(ERT) 치료를 시작했고, 결혼 후 10년에 걸쳐 아기를 기다리며 지속적으로 시도했던 시험관시술도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중단했다.

2018년 1월, 비프리브주로 본격적으로 치료를 시작한 이후 고셔병으로 인한 여러 수치들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기 시작했다.

혈소판 수치, 빈혈 증상 등도 모두 정상 범위 내에 들어왔으며, 바이오마커(Lyso-Gb1) 역시 300에서 234, 최근에는 100 가까운 수치까지 하락했다. 이와 같은 임상적 지표 외에도 체중이 감소하고, 중단됐던 생리도 다시 시작되는 등 긍정적인 개선 효과도 있었다.

A씨는 치료 전 심했던 두통과 명치 통증, 숨이 차는 증상 등도 현재는 거의 사라진 상태라고 밝혔다. 그리고 2019년 2월, 오랫동안 기다렸던 반가운 소식이 찾아왔다. 임신 15주차였다.

A씨는 “결혼 후 시험관 아기 시술을 시도하는 등 임신을 위한 노력을 해왔지만, 반복적인 실패로 아이를 갖는 것은 거의 포기하다시피 했었다”며 “임신 초기에도 살이 찌거나 붓는 것으로 생각할 뿐 전혀 기대하지 못하다가 15주가 돼서야 임신임을 알게 됐을 때 정말 놀랐고 믿을 수 없이 기뻤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A씨는 본인이 흔치 않은 사례라는 것을 알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다른 환자들에게 절대 희망을 버리지 말라는 말을 덧붙였다.

도 교수는 “A씨의 경우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고 적극적으로 임하면 희귀질환이라 하더라도 좋은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케이스”라며 “증상의 개선뿐 아니라 환자의 행복도 역시 매우 높아졌다는 것도 의미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도 교수는 “고셔병 환자에게서 주요하게 나타나는 골격계 질환과 장기간의 치료가 필수적인 고셔병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병원과의 접근성이 치료 효과뿐 아니라 환자가 느끼는 치료 만족도와도 큰 연관성이 있다”며 “현실적으로 자택에서 ERT 치료를 진행하기 어려운 고셔병 환자들을 위해 집과 가까운 병원 또는 자택에서 투여를 받을 수 있도록 보건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제도적인 보완을 한다면 환자 편의성 개선뿐 아니라 치료 추적관찰까지 용이해져 전반적인 치료 효과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현재 1형 고셔병에만 가지고 있는 적응증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도 교수는 “ERT 치료제들은 기전의 유사성이 있기 때문에 비프리브주 역시 3형 고셔병에도 활용 가능하리라 생각한다”며 “3형 고셔병으로 적응증 확대 시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치료 옵션 확대 등 고셔병 치료 환경 개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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