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사 1인당 최대 2800여개 기관 담당…한의약진흥원은 현황 파악조차 못해

한약재

[의학신문·일간보사=이종태 기자] 원외탕전실 인증제가 도입됐지만 인증기관 수가 적어 한약사 1명이 최대 2825개 의료기관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은 보건복지부와 한국한의약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이와 같이 주장하며 원외탕전실 인증제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원외탕전실은 한의사의 처방에 따라 한약을 전문적으로 조제하는 시설로 전국에 99개소가 있으며, 한의사 또는 한약사가 의무적으로 배치되어야 한다.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원외탕전실 인증제를 도입하여 원료입고부터 배송까지의 조제과정이 평가되어 한약이 안전하게 조제되는지 검증하고 있으며 인증에 드는 비용역시 국비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참여하는 원외탕전실 수는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다. 전국의 99개 원외탕전실 중 현재 인증을 받은 곳은 단 7개에 불과하고 이를 전담하는 한국한의약진흥원에서는 원외탕전실별 고용된 한약사 수, 하루 조제수 현황 등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

현행상 원외탕전실은 해당 지역보건소에 신고만 하면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보건복지부와 한국한의약진흥원에서는 원외탕전실 관리도 지자체로 책임을 미루고 있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또한 현행법상 원외탕전실에 배치되어 상주하는 한의사는 자신이 직접 진찰하지 않은 환자의 처방전을 받아 대신 조제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고 한약사만 조제 행위를 할 수 있다.

전라남도에 위치한 한 원외탕전실의 경우 인증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1명의 한약사가 1396개의 의료기관을 관리하고 있다. 인증을 받지 않은 원외탕전실의 경우에는 한약사가 1명도 없는 곳이 총 3곳이며, 한약사 1명이 최대 2825개의 의료기관을 담당하는 곳도 있다.

이에 윤 의원은 “보건복지부와 한국한의약진흥원에서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만든 제도가 오히려 국민들의 혈세를 낭비하는 제도가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인증제의 실효성을 위해서라도 한국한의약진흥원은 실태조사를 통해 현황을 파악하고 원외탕전실 한약 조제 관리를 위한 약사, 한약사 1인당 1일평균 조제건수 등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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