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실적 전년보다 줄어…지정헌혈 독려 기관도 발생·한시 공급량 감축하기도
40~50대 헌혈 독려…적정성 평가 실시·PBM 가이드라인 적용 강화도

지난 2017년 보건복지부 헌혈 행사에서 헌혈에 참여하고 있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일선 의료기관의 혈액 부족사태가 점차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정부는 헌혈량 확대와 혈액 사용량 적정 관리를 좀 더 강화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8일 보건복지부와 일선 의료기관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헌혈 실적이 137만8781건으로 전년 대비 3.9%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만성화된 혈액 적정량 보유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목표치를 전년보다 높게 설정, 보다 적극적으로 헌혈 독려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지만 올해 목표치는 물론 작년 실적보다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헌혈실적은 당초 복지부가 올해 초 목표했던 실적의 약 43%만을 만족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올해 헌혈 실적은 올해 목표치의 약 8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헌혈량 감소는 의료기관의 혈액 부족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한 대학병원의 병원장은 “대부분의 병원들이 혈액 부족을 겪고 있으며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아예 지정헌혈을 유도하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정헌혈은 대상을 미리 지정해 놓고 하는 헌혈로 헌혈을 하는 사람이 현혈을 하기 전에 수혈자를 지정하거나 환자가 수혈을 받기 전에 헌혈자를 지정하는 경우를 모두 포함한다.

최근에는 혈액관리당국이 혈액 적정 보유량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통상 혈액 공급량의 5%를 줄인 95%의 혈액량을 하룻동안 공급하기도 했다. 당시 일선 의료기관에서는 수술에 지장을 받을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들은 혈액 부족사태의 원인을 ‘헌혈량 감소’와 ‘의료기관의 혈액 사용량 증가’에서 찾고 있다. 특히 헌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연령층이 10대 후반~30대인데, 저출산으로 인해 청년층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레 현혈 실시 건수도 줄어든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의료기관의 혈액 사용량 증가도 혈액 부족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의료계 관계자는 “요양병원에서도 혈액을 공급 받아 사용하는데, 대부분 수술이 목적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정부에서는 헌혈량 증가와 사용량 적정 관리의 두 가지 방안을 혈액 수급 대책의 큰 틀로 세운 상황이다.

헌혈량 증가는 아직까지 낮은 수준인 40~50대의 헌혈 비율을 끌어올리는 방안이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혈액 사용량 관리는 수혈관련 적정성 평가를 제도화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이미 복지부는 올해 수혈 관련 적정성 평가를 상급종합병원 6곳을 포함시켜 예비평가로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10월 말 평가를 종료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지난 2016년 도입한 환자혈액관리(PBM) 가이드라인도 좀 더 일선 의료기관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탐색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수립한 ‘2018~2022 혈액사업 중장기 발전계획’에 따라 보다 더 안전하고 안정적인 혈액수급 기반을 마련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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