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S/W 개발 제품화 성공
심전도 장치 실증특례 부여…글로벌 시장 도전장

[의학신문·일간보사] 휴이노는 웨어러블 심전도 장치‧S/W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2014년 7월 문을 연 휴이노는 ‘인간에게 이로운 혁신기술을 만들어내자’라는 취지에서 HUMAN과 INNOVATION를 합성해 네이밍됐다.

길영준 대표

휴이노를 창업한 길영준 대표는 부산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서 생체신호를 연구하는 HCI(Human Computer Interface)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전문가다. HCI는 인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생체신호의 원리를 연구해 이를 인터페이스에 공학적으로 녹여내는 분야로, 인간의 정보처리 및 인지과정을 바탕으로 보다 쓰기 쉽고 안전하고 기능적으로 뛰어난 컴퓨터시스템을 디자인하는 데 중요한 비중을 둔다.

길 대표는 HCI의 석·박사 연구를 진행하면서 디지털헬스케어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됐고, 박사학위 주제를 그대로 창업으로 발전시키게 된 케이스다.

길 대표가 수많은 헬스케어 아이템 중 주목한 부분은 다름 아닌 부정맥 분야다. 국내에서도 홀터심전도 등 부정맥 조기진단을 위한 시장이 존재하지만 검사의 불편함으로 인해 많은 부정맥 환자들이 자신의 부정맥 증상을 조기에 진단하는 행위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 길 대표의 설명이다.

이 점에 착안해 길 대표는 간편하고 정확한 진단을 도와 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자는 목표 속에 박사학위를 마친 후 2014년부터 웨어러블 심전도(ECG, Electrocardiography)장치와 인공지능 기반의 심전도 분석 S/W를 개발, 본격적으로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들게 됐다.

각고의 노력과 약 4년이 넘는 기간을 투입해 개발해 낸 웨어러블 심전도 측정기기 ‘MEMO watch’는 사용자들이 시계 형태의 의료기기를 손목에 차고 다니면서 간편하게 심전도를 측정해볼 수 있는 장치로, 실시간으로 어디서나 심전도를 측정해 저장 후 의사에게 제공하게 된다.

현재 간헐적 심계항진(palpitations, 두근거림 현상)을 진단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심전도 검사인 홀터심전도검사시스템(Holter’s monitoring system)은 환자가 4~5회가량 병원을 방문해야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지만, MEMO watch는 이러한 환자의 수고를 덜 수 있다는 것이 길 대표의 설명이다. MEMO watch는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KFDA)를 통해 의료기기 승인을 받았으며, 홀터심전계(60601-2-47) 규격을 모두 통과했다.

이에 맞춰 휴이노는 지난 2월 고대안암병원과 함께 손목시계형 심전도 장치를 활용한 심장관리 서비스에 대해 실증특례를 신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2년 간의 실증특례를 부여받았다. 이 특례로 인해 휴이노의 MEMO watch는 2000명 이내 환자를 대상으로 2년간 제한된 범위에서 실증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시장 확대의 일환으로 휴이노는 최근 메디플렉스 세종병원과 협약을 맺고 입원 환자들에게 웨어러블 장비인 패치(MEMO Patch)나 시계(MEMO Watch) 등을 장착, 심전도, 산소포화도, 맥박수, 호흡수 등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예정이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은 임상 데이터와 자문을 제공하고, 휴이노는 보유 중인 웨어러블 장비 및 인공지능 분석서비스를 이용해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성한다. 길 대표는 웨어러블 패치를 장착 후 2주 동안 실시간으로 심전도 모니터링과 전송을 통해 얻은 데이터로 부정맥을 진단하는 알고리즘의 수준을 한층 높일 계획이다.

휴이노는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의 도약 또한 꿈꾸고 있다. 휴이노는 분당서울대병원과 함께 베트남 호치민시에 있는 175 군병원과 공동연구협약을 최근 체결했다. 베트남 175 군병원은 베트남 전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병원 중 하나다. 휴이노는 이번 협약 이후 패치형 심전도 장치(MEMO Patch)와 인공지능 기반 심전도 분석 S/W(MEMO A.I.)를 베트남 전역에 보급할 예정이다. 휴이노는 이러한 기술력과 추진력을 통해 최근 83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유치에 성공, 현재까지 총 110억원의 누적 투자 금액을 기록했다.

긴 시간동안 포기하지 않고 주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한 길 대표이지만, 개발과 허가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운 점들이 있었다고 토로한다. 길 대표는 “아무래도 인증절차와 보험코드 등록이 가장 어려운 점이었으며, 아직 국내에서는 IoMT(Internet of Medical Things, 실시간 통신이 가능한 소형 의료기기)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는 않아 이를 위한 보험수가 산정이나 의료비 지출 감소를 증빙하면서 진행하는 일들이 가장 부담스럽고 힘든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심전도 진단 시장 공략에 열중하고 있는 길 대표는 향후에는 심전도 뿐만 아니라, 혈압이나 혈당과 같은 비침습적 생체신호 측정기들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벤처의 꿈을 안고 헬스케어 시장에 진입한 IT 전문가 길영준 대표. 그는 본인처럼 성공을 꿈꾸는 예비 창업인들을 향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자세’를 당부한다.

길영준 대표는 “보건의료산업 분야는 개발시간 뿐만 아니라, 기술검증, 인증과 임상시험 등의 시간이 더 필요해 타 산업들에 비해 시장진출이 오래 걸리는 편”이라며 “이를 염두에 두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