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 한 달 남겨두고 기존 학술대회 방식 고집…재정 압박에다 홍보도 미약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기존 종합학술대회를 ‘의학문화축전’으로 확대해 오는 11월 1일부터 3일간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준비과정에서 내부 마찰이 있다는 후문이다.

의협에서 촉박하게 준비하다보니 제대로 홍보가 진행되지 않은데다 두 배에 달하는 재정에 대한 고민이 있는 등 기존 학술대회 형식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게 의료계 일각의 지적.

이와 관련 의협 관계자는 “최대집 집행부가 학술대회 행사 자체를 국민과 함께 하는 방향으로 잡아놓고 과거에 학술만 집중했던 방식대로 가고 있다”며 “자칫 어설픈 의학문화축전이 될까 우려스럽다”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에게 보다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공부할 수 있는 학술적인 부분은 이미 각 직역 의사단체에서 진행되는 학술대회가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의협은 학술단체에 집중하기보다는 정부와 의료정책을 함께 고민하고, 국민과의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역할에 집중해야한다는 것.

이 관계자는 “의협 내부적으로 이번 행사와 관련 단순 ‘학술’과 ‘국민과 함께’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일부 혼선을 빚고 있다”며 “물론 집행부에서 국민과 함께할 수 있는 의학문화축전에 집중하는 것은 잘한 일이지만 정작 준비는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특히 한 달 남짓 남은 ‘의학문화축전’ 행사에 대한 의협의 미약한 홍보도 문제가 많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본지(의학신문)에서 확인한 결과 일부 직역의사회장들은 의학문화축전의 개최 여부조차 모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직역의사회장은 “학술대회나 의학문화축전에 대해 의협으로부터 전혀 들은 바가 없고, 물론 주변 의사회원들도 모른다”며 “의협 집행부는 항상 깜깜이로 회무를 진행하는 것 같다. (자신도) 의료계 대표자인데 언론을 통해 의협의 회무방향을 접할 때가 많아 황당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의협은 내부적으로 의학문화축전에 대해 ‘학술대회 위상 공고히 하자’, ‘국민과 소통하는 채널을 강화하자’는 의견이 분분한데다 홍보도 미비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이번 행사를 통해 의술과 문화의 만남이라는 측면에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면허관리제도를 대주제로 다양한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논의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보 제공 등이 핵심이다.

특히 의협은 이번 ‘의학문화축전’에서 로봇수술 등 다양한 의료장비 등 체험관을 마련해 실질적으로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복안이다.

박 대변인은 “시간이 촉박하다보니 재정이나 준비과정에서 압박이 있었고, 홍보도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 충분한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의협이 의료정책 방향을 제시함과 동시에 언제나 국민 옆에서 건강을 돌본다는 사실을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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