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심사인력 연봉 1억 2000만원 수준…쾌적한 근무환경 조성 노력 강조

[의학신문·일간보사=이종태 기자] 식약처가 의사출신 심사관 모집에 소극적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연봉조건이나 쾌적한 근무환경 조성 등 의사인력을 모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윤희 심사관(우)이 최대집 회장(좌)과 국회앞에서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앞서 식약처 의약품심사부 종양약품과 강윤희 심사관은 몇차례에 걸쳐 국회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의사출신 심사인력을 늘려줄 것과 심사관련 소통 체계의 개선 등을 요구하고 나선 바 있다.

강 심사관은 당시 "식약처 내부에 임상을 전문적으로 심사할 수 있는 전문가도 없고 시스템도 부재해 외국의 안전성 정보에만 기대 심사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결과적으로 심사체계의 부실이 우려되는 만큼 의사인력을 모집해달라는 문제를 제기했지만 내부에서 수용이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식약처는 지난 2일 강 심사관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 및 업무과정상 취득정보 유출, 직위의 사적인 이용 등을 근거로 3개월 정직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에 대한의사협회에서 강 심사관의 징계에 대해 즉각 항의하고 식약처 위원회에 협조하는 의사들에게 보이콧을 촉구하는 등 협회차원에서 대응하면서 의사직능과 식약처가 대립하는 모양새가 됐다.

의협의 보이콧은 아직 제안수준이지만 식약처에서는 심사인력, 중앙약심 등 내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의사인력의 공백이 우려되는만큼 일찌감치 선을 긋고 나섰다.

식약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서 의약품심사를 책임지고 있는 서경원 부장(사진)은 "의사인력 모집에 최선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은 오해"라면서 "오송이라는 지리적 한계와 의사들이 기대하는 보수를 맞추기 힘들지만 식약처 차원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서 부장에 따르면 현재 식약처의 의사 심사인력은 12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올해안으로 두 배 수준인 23명으로 증원할 계획을 추진중에 있다.

이를 위해 식약처는 수도권과 동떨어진 지리적인 한계를 극복하고자 최근 과천정부청사내 경인청에 4억 7000여만원을 들여 45명이 근무할 수 있는 수도권사무소를 마련하는 한편, 보수가 높은 의사직군의 특성상 기대보수를 맞춰주기 위해 연봉을 약 1억 2000여만원 수준으로 상향책정했다.

서경원 부장은 "부족하다고 볼 수 있지만 의사인력 확보를 위해 정부기관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심사인력확보를 위한 예산이 다른 인력확보를 위한 예산과 묶여 있어 의사인력을 위해 더 늘릴 경우 GMP실사 조사관의 경우 업무에 부하가 걸릴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의사들이 많이 보는 모 포탈에도 유료로 광고하기도 하고 80여군데 병원, 학회, 협회 등 다양한 곳에서 의사들을 모집하고 있다. 식약처 차원에서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아주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또한 식약처는 소아과나 안과, 류마티스 등 일부 부족한 전공분야에 대한 심사업무 협조를 위해 건보공단 일산병원과 협약을 맺고 근무 의사들에게 내부 임상자료를 전달하고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서경원 부장은 "현재 병원측과 실무협의가 마무리된 상태다. 운영해보고 시스템이 잘 돌아간다고 판단되면 더 많은 병원으로 확대시켜서 운영해볼 생각"이라면서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고질적인 심사인력 부족문제도 어느정도는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기대했다.

아울러 그는 강윤희 심사관이 지적한 심사관련 소통문제에 대해서는 "심사시스템은 우선 심사자가 서류를 1차로 리뷰를 하고 문제를 제기하면 과내에서 다른사람들이 다 같이 검토한다. 그리고 다시 문제가 제기되면 전문가 자문을 거치고 이후에도 문제가 제기되는 경우 중앙약심을 가게된다"면서 "심사자 개인의 주관이 아니라 집단지성을 이용해서 객관적인 심사를 도모하기 위한 시스템인데 그 과정에서 자신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서경원 부장은 "현직의사이신 중앙약심 위원들에게 회의가 열릴때마다 10만원씩 드리고 있다. 위원분들은 수술 끝나자마자 새벽에 7시에 회의에 들어오셨다가 시간이 없어 끝나자마자 바로 또 올라가신다"면서 "국민들을 위해 하는 것이라고 말씀해주실때마다 너무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700여건의 임상시험 서류를 심사하는 내부 심사관들은 물론 중앙약심 위원들의 수고를 다들 잘 알고있다"면서 "힘든상황에서도 국민건강을 위해 다들 노력하는만큼 의사와 식약처간 대결구도로 이어지는 것은 우리처에서는 원하지 않고 옳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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