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병원장, 기존 임상·연구 넘어 중증 희귀난치질환 치료·공공의료정책 수행 천명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서울대학교병원이 병원의 운영방향을 기존 임상·연구 수준에서 중증 질환 치료·의뢰 환자 중심의 개념적 4차 병원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더불어서 서울대병원은 국가의료체계를 선도하고 미래의료 변화에 대비하는 병원으로의 변화 계획을 함께 전달했다.

김연수 서울대학교병원 병원장(사진)은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를 23일 병원 본관 김종기홀에서 열고 병원의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김연수 서울대학교 병원장(신장내과)은 “서울대병원이 의과대 부속병원에서 독립법인으로 나온지 40년이 됐다. 이 기간동안 임상과 연구분야를 선진화하고 국제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관으로 혁혁한 발전을 이뤘으나 그 사이 의료전달체계 발전과는 다른 어그러진 진료관계가 생겨났다”면서 “앞으로 서울대병원의 새로운 40년은 그동안 해온 임상·학문 연구를 뛰어넘어 중증 희귀난치질환과 공공의료정책 중심의 발전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연수 병원장은 ▲교육 ▲연구 ▲진료 ▲공공의료 ▲의료정책 5개 핵심분야의 균형적 발전을 서울대병원이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통해 국내 1,2차 의료기관 등과의 경쟁관계를 탈피하고 공유와 협력을 핵심 가치로 삼는, 동시에 세계화 함께하는 국민병원을 만들겠다는게 서울대병원의 계획이다.

미래의료 대비·국가 의료 체계 선도하는 병원으로의 계획

서울대병원은 이 같은 목표를 이뤄내기 위한 방안으로 의료발전 위원회와 미래위원회를 각각 구성할 계획이다.

의료발전위원회는 내부위원 7명(위원장 내과 허대식 교수)과 소비자단체가 중심이된 외부위원 8명으로 구성됐다. 의료발전위원회는 구체적으로 대한민국 의료의 발전적인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서울대학교병원의 역할과 방안을 도출하게 된다. 지원 TF를 통해 3개년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연수 병원장은 의료발전위원회를 통해 ▲입원 진료 질 향상 ▲지역·중소병원과의 환자 중심 의료 공유 체계 구성 ▲공공보건의료 조직 연계 및 협력 ▲중증 희귀 난치성 질환 진료체계 구축 등을 이뤄내 국민이 어디가든 최상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미래위원회는 10년 후 의료 환경, 사회, 기술의 변화를 예측해 서울대병원이 중장기적으로 추구해야 할 주요 가치와 핵심어를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선제적으로 투자할 영역과 추진할 주요 의제를 발굴하게 된다. 세부적으로 빅데이터, AI 등 의료정보 플랫폼을 구축해 인프라를 확충하며, 동시에 의료 전문가 교육의 메카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진료와 융합된 연구성과를 산업계와 연계하는 형태의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중증 질환 치료·의뢰 환자 중심의 개념적 4차 병원 역할 강조

의료전달체계 개편 속 4차 병원으로 역할에 대해 김연수 병원장은 "4차 병원은 계급화된 의미보다는 1,2차 기관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것을 중심으로 기능을 강화한 개념적인 의미"라면서 “서울대병원에 오는 환자분들을 보면 스스로 선택해서 오는 분들의 비율이 4-5고 의료기관에서 의뢰를 통해 오는 분들의 비율은 1-2정도다. 이를 1대1로 맞춰 서울대병원은 환자가 선택해서 오는 병원보다는 의료기관이 의뢰를 통해 보내는 병원이 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병원장에 따르면, 현재 서울대병원은 3%의 경증환자 회송률을 보이고 있다. 김연수 병원장은 “이 수치는 적다고 볼 수 있으나 다른병원들은 1% 대에 불과하다.이 수치가 5%에 달할 경우 외부 의료기관들이 충분히 의뢰할 수 있는 슬롯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동시에 중증환자 중심의 진료를 통해 외래 진료량을 줄이고, 교육과 연구에 집중하는 것을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 복지부와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연수 병원장은 중증질환 의뢰 중심의 병원으로 탈바꿈 할 시 경증질환 분류에 대한 보완의 필요성도 함께 인정했다. 그는 “보험체계에서는 질환명을 가지고 경증이라고 진단한다. 그러나 그 환자가 가진 기저질환에 대한 담보가 전혀 안된다”면서 “예를 들어 백내장은 1,2차 의료기관에서 진료가 가능할지라도 기저질환을 가진 경우는 진료가 불가능하다. 이 같은 복합질환을 담보로 한 중증·경증 질환의 분류를 병원에서 새로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같은 변화가 환자의 진료 선택권을 제한할 수 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 김연수 병원장은 우리나라의 1차 의료기관은 타 의료 선진국에 비해서도 전문의들이 포진된 높은 수준임을 설명하면서, 1차 의료기관에 대한 믿음을 국민들이 가질 수 있도록 복지부와 유관기관의 홍보나 개도가 필요함을 말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