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약사회, 잘못된 의약품 정보에 ‘우려’

[의학신문·일간보사=이종태 기자] 최근 강아지 구충제가 암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의 유튜브가 확산되는 가운데 식약처와 약사사회가 우려를 나타냈다. 현재까지 환자대상의 연구결과는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전혀 입증된 바 없다는 설명이다.

우선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이의경)은 23일, 강아지구충제에 대해 일부 SNS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잘못된 정보에 대해 우려하며 이같이 언급했다.

현재 국내에서 펜벤다졸은 개, 고양이의 회충, 십이지장충, 편충, 촌충 및 지알지아 등 내부기생충 감염의 예방 및 치료제로 허가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소, 말, 양, 염소 등 산업동물용으로도 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영상을 통해 미국의 말기암 환자가 개 또는 고양이에게 투약하는 펜벤다졸 성분의 동물용 구충제를 섭취해 완쾌됐다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퍼지면서 해당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 일부 약국서는 품귀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는 상황.

이에 식약처는 “동물용 구충제의 주성분인 펜벤다졸은 사람을 대상으로 효능‧효과를 평가하는 임상시험을 하지 않은 물질”이라면서 “사람에게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전혀 입증되지 않았기때문에 암환자는 절대 복용하면 안된다”고 밝혔다.

대한약사회도 잘못된 정보로 인한 오남용을 지적하고 나섰다. 약사회는 “비록 펜벤다졸의 항암활성에 대한 일부 연구 및 복용사례가 알려져 있지만, 이러한 이유로 펜벤다졸을 암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펜벤다졸은 사람에게 오히려 범혈구감소증(pancytopenia)과 같은 생명에 치명적인 부작용을 보인 사례도 보고됐다”면서 “사람을 대상으로, 그것도 항암제로 쓰이는 만큼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대한약사회 김대업 회장은 "암과 힘든 싸움을 하고있는 말기암 환자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암을 치료할 목적으로 동물용 의약품을 임의로 복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아직 사람에 대한 부작용 사례 또한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섣부른 복용은 오히려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동물약국에서도 허가된 용법·용량 외의 판매는 하지 말아야 한다"며 "소비자 또한 이러한 목적으로 구입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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