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급에서 여러 가지 암 수술 담당할 술기 교육
종양외과학회, 대학병원에서 집중훈련 '서지컬온콜로지스트 프로그램' 준비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대한종양외과학회가 종양외과학의 허리를 두텁게 하기 위해 ‘서지컬온콜로지스트(일반종양외과 전문의) 트랙’을 도입한다. 일종의 일반종양외과를 두루 담당하는 전문의인데, 학회를 2차병원에서 낮은 난이도의 암환자 수술을 담당할 수 있도록 교육할 방침이다.

양한광 대한종양외과학회 이사장(사진)은 20일 오후 추계학술대회를 맞아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서지컬온콜로지스트 프로그램 운영 계획을 소개했다.

양 이사장이 소개한 서지컬온콜로지스트는 두 가지 이상의 종양외과수술을 담당할 수 있는 전문의로 유방암, 대장암, 위암 등 대학병원 내 수술팀 내에서 1년 동안 각 2~3가지의 세부 종양외과 분야에 대한 수술을 집중적으로 교육받게 된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 도입 필요성은 2차병원, 즉 종합병원과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암수술을 할 수 있는 전문의가 살아남기 힘들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현재 대형병원 시스템에서는 종양외과 전문의가 한 가지의 암환자만을 집중적으로 수술하는, 철저한 분업 시스템이지만 일반 종합병원‧병원급 의료기관은 종양외과 전문의가 왠만한 암수술은 도맡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 현재 대학병원의 종양외과의 교육 시스템은 ‘한 가지의 암만을 파고드는’ 시스템이어서 레지던트를 나오고 나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한정돼있다. 특히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은 여러 종류의 암수술을 할 수 있는 전문의를 원하기 때문에 결국 ‘인력 공급과 수요의 미스 매치’가 일어난다는 것이 양 이사장의 설명이다.

결국 이와 같은 2차병원의 종양외과 전문의 공백은 암환자들이 대형병원으로 쏠리게 되는 현상을 좀 더 심화시켰다는 것이 학회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양 이사장은 “환자와 의사의 서울 쏠림 현상도 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도입한 이유 중 하나”라며 “2차병원에서도 충분히 일정 수준의 암수술이 가능할 정도의 전문의를 양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학회는 의료전달체계가 붕괴된 현실 속에서, 학회 구성원간 신뢰관계가 깨지지 않도록 프로그램 도입에 신중에 신중을 가할 계획이다. 우선 5개 병원이 시범사업 형태로 참여할 예정이지만, 학회는 프로그램을 각 병원의 사정에 맞게 조정이 가능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학회는 서지컬온콜로지스트가 담당할 수 있는 암수술의 수준에 대한 보편적인 기준을 정리할 방침이다. 서지컬온콜로지스트가 고난이도 수술까지 다루면서 환자와 동료 종양외과전문의의 신뢰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함이다.

양 이사장은 “학회가 서지컬온콜로지스트 프로그램을 이수한 회원 분들이 담당한 환자 모니터링 자료를 받을 생각”이라며 “대형병원에서 암수술을 받은 환자와 자료를 비교해 큰 자이가 없다면 환자와 일선 의료진의 신뢰가 자연스럽게 함께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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