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으로 일자리 불안…민주제약노조, 갈더마·룬드벡 등 가입으로 총 20개사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글로벌 본사 차원에서 인수합병이 늘어나면서 다국적제약사 노조들의 고용 불안이 커져 노조 설립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쥴릭파마솔루션서비스코리아를 시작으로 갈더마코리아, 한국룬드벡 등 3개사가 가입하면서 민주제약노조는 총 20개사, 조합원 수는 205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국적제약사 노조에서 현재 가장 큰 이슈는 한국다케다제약과 샤이어코리아의 합병과정에서 발생한 내홍으로, 사측과의 갈등이 깊어지고 노조측이 본사와 논의할 계획이다.

특히 다음달 말에는 장외 집회를 계획하고 있어 노조와 사측간 갈들이 골이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이다.

다케다 노조는 샤이어와 합병하면서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케다제약 210여명의 직원 중 30명이 이직한 반면 샤이어 측의 이직률은 0%라며, 수치가 이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기존 회사는 사업부 인력 충원 시 내부직원에서 찾은 후 외부로 확대한다. 그러나 샤이어에서 온 임원이 총괄하는 사업부는 최근 내부 절차를 생략하고 외부에서 직원을 채용했다. 또한 인사팀에서 합격통보를 받은 다케다 직원의 부서이동을 차단당하는 일도 있었다.

이와 함께 한국룬드벡은 지난 7월 노조를 설립하면서 고용안정에 대한 불안감이 노조를 만들게 된 배경이라고 밝혔다. 임직원 68명 중 53명이 가입하는 등 고용 불안이 크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취업규칙을 변경하려면 과반수 동의를 구하고 설명을 해야하는 의무가 있음에도 정부에서 개정한 내용만 부각시켜 설명하고 대기발령에 대한 취업규칙 변경은 말하지 않았다는 것.

룬드벡 노조위원장은 "과거에는 대기발령 기간이 3개월을 초과하지 않는다고 했으나 그 기간을 무한정 연장할 수 있게 손을 봤고 해당부분은 설명하지 않았다"며 "고의성이 짙은 행동으로 보인다. 진상조사 및 책임자 징계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룬드벡 노조위원장은 "특히 회사는 노조 가입범위를 문제 삼으면서 일부 직원들은 노조에 가입할 수 없는 직책으로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주장했다.

매각절차를 진행 중인 갈더마코리아의 경우 사측과의 교섭이 시급한 상황이다. 갈더마는 지난 3월 노조를 설립했고 79명의 임직원 가운데 45명이 가입했다.

갈더마코리아 역시 취업규칙 관련 이슈가 발생한데다, 매각에 따른 인원감축이 예상돼 고용안정도 해결해야 한다.

갈더마 노조위원장은 "차량지급 유무, 지원차량 등급 조정 등 동일한 직급임에도 불공평한 대우를 받는 경우가 있고 여기에 내근직만 야근 수당을 지급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며 "내년 초까지는 매각을 하겠다고 내부 공지가 있었던 만큼 조기퇴직프로그램(ERP)을 가동할 가능성도 있어 원하지 않는 직원들의 고용보장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지난 6월 애브비와 엘러간이 합병을 인수합병을 발표하면서 고용안정을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피인수회사인 한국엘러간에서는 벌써 일부 내근부서 직원들은 이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엘러간 노조는 "영업부서는 품목이 겹치지 않아 불안감이 덜하다"면서도 "조합원의 고용안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애브비 노조 측은 "대표품목인 휴미라 판매를 한국에자이와 진행 중"이라며 "향후 계약이 만료되면 조직을 흡수할지 등의 문제도 발생할 것이다. 고용안정부분을 신경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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