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단위 연구 결과, 초기 1시간 치료지침 수행율 개선 절실…정부 심층과제도 추진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중환자의학회가 중환자실서 감염에 의해 전신적 염증반응이 발생하고 주요 장기의 기능부전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높아지는 ‘패혈증’ 인식 개선과 조기 진단 및 치료를 위해 국내 전면 실태 조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해 성과가 주목된다.

대한중환자의학회(회장 홍성진)는 17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선진국과 비교해 패혈증 사망률이 2배 이상 높지만 인식도가 낮고 병원에서의 초기치료지침 수행율도 낮아, 개선이 절실한 상태인 국내 실태를 파악하고 치료 질적 향상을 이루기 위한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학회는 전국적인 자료를 수집하고 관리하기 위한 등록시스템을 운영하는 ‘한국패혈증연대’를 설립해 국내 19개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2018년 1월 한 달간 응급실로 내원한 19세 이상의 모든 패혈증 환자들을 조사한 전국 단위의 후향적 관찰연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응급실 방문 환자 64,021명 중 패혈증 환자가 977명(1.5%)이였고, 이중 패혈증쇼크가 357명(36.5%)을 차지했다. 평균 나이는 75세, 남자가 57.2%를 차지했다. 동반질환에서는 당뇨(29.1%), 심장질환(27.6%), 고형암(26.4%)이 가장 흔했다.

또한 패혈증 내원 환자 중 294명(33.9%)이 중환자실 입원치료를 받았고, 인공호흡기는 182명, 지속적 신장투석은 70명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패혈증쇼크 환자 중에 중환자실 입원을 하지 못한 환자는 174/357명(48.7%)이었다.

전체 환자의 입원기간의 중간값은 9일이었고 병원사망은 267명(27.5%)이었다. 패혈증 보다는 패혈증쇼크 환자에서 사망률이 높았다(18.5% vs 43.2%). 다제내성균감염이나 항생제 치료의 적절성은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나이, 중증도, 고형암(혹은 혈액암)과 감염 부위가 사망률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여줬다.

이날 박성훈 홍보이사(한림의대)는 “만족스럽지 않은 초기 1시간 치료지침 수행율을 보면서 시사점이 있었다. 빨리 캐치해서 치료를 시작하고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데 많은 의사들이 결과가 나와야지 조치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며 “수액투여율이 38.9%, 승압제 투여율이 35.0%에 불과했다.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 기간이 한 달로 설정된 이유를 물은 질문에서 그는 “연구비 문제도 있었지만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짧게라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모든 방문 환자를 담았다. 전체 트렌드를 보기에 한 달은 충분한 시간”이라고 답했다.

학회는 중환자실 등급화와 전담전문의 적용기준을 개선한다면 패혈증 초기치료지침의 수행율이 호전되고, 사망률 감소를 가져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은 하이브리드형 이상의 중환자실로 운영될 필요가 있고, 종합병원은 현행 기준(1인당 환자 30명)을 유지하되 전단전문의가 실제로 진료에 관여하는 것을 진료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성진 회장(가톨릭의대)은 “1.5%라는 수치를 보면서 패혈증에 대한 위험성을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며 “대국민 알리기와 함께 데이터를 만들어 의료인들을 위한 홍보와 교육도 동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임채만 전임회장(울산의대)을 주축으로 ‘국내 패혈증 환자 관리 개선을 위한 심층조사’ 정부 과제도 진행되고 있었다.

이를 통해 국내 지역사회 및 의료관련감염 패혈증 환자의 역학적 특성 심층 분석, 국내 패혈증 감시체계 구축 및 패혈증 관리를 위한 정책 과제를 도출할 계획이다.

임채만 전임회장은 이번 과제에 대한 기대 효과로 △실시간 자료 분석 가능한 e-CRF(증례기록지) 플랫폼 완성 △지역사회 패혈증에 대한 조기 인지 향상 △병원 발생 패혈증에 대한 조기 진단 증가 △패혈증 묶음 치료 수행률 향상 △패혈증 사망 감소 및 관련 의료비용 절감 △병원 감염과 패혈증 역학적 고리 파악 △패혈증 입법 활동 및 정책 입안 동력 등을 제시했다.

그는 “민간 공공 협력 사업 기반 조성(PPM)을 바탕으로 현실에 가까운 데이터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패혈증 관리는 속내를 반영하는 지표로 중환자실의 중요 바로미터다. 예방 가능한 사망을 줄이기 위한 시작으로 학회만의 일이 아닌 모두의 일이고 가정의 일이라는 생각으로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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