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강도와 자살충동 연관성 규명…운동 시 남성 비해 여성이 자살충동 더 낮아져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신체활동이 잦거나 지속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일수록 자살충동이 낮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타났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한창수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사진)와 김현욱 전공의 등으로 이루어진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포함된 국제신체활동설문(IPAQ) 기준에 따라 운동량을 ▲낮음 ▲적당함 ▲높음의 3가지 그룹으로 나누어 조사했다. 운동량이 낮은 그룹의 자살 충동 비율은 9.1%인데 반해 적당히 운동하는 그룹의 자살 충동 비율은 6.6%로 약 1/3 감소한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성별을 구분해 그 상관관계를 밝힌 결과 남성보다는 여성의 경우가 꾸준한 운동이 자살충동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통해 총 7,16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운동습관 뿐만 아니라 성별, 소득, 음주여부등과 자살충동의 상관관계를 분석했으며, 남성보다는 여성이 꾸준한 운동에 더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지나치게 과한 운동을 하는 그룹에서는 자살 충동 비율은 6.3%로서 소폭으로만 감소하였는데 이는 지나친 신체 활동은 오히려 대인관계 결여, 근육이상, 섭식장애 등 안 좋은 결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한창수 교수는 “신체활동이 정신질환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몇몇 연구가 있었지만 자살충동에 대해 신체활동이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 받아왔다”면서 “활발한 신체활동은 자살충동을 낮추는데 분명히 도움이 되지만 지나친 운동은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추후 성별 및 신체활동 범위 여부에 따른 자살충동 관련 권장 사항 제안을 위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우리나라의 자살건수는 12,463건이었으며 자살률은 24.3명으로 OECD 국가 중 2위를 기록(2016년 기준)하였다. 특히 취업난과 경쟁으로 인해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20대의 경우, 2017년 전체 사망자중 절반에 달하는 44.8%가 자살이었고, 육체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은 58.6명이었는데, 이는 OECD 평균의 3배에 달하는 높은 수치이다. 이처럼 국내에서 자살은 정신질환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중 하나이다.

자살충동은 자살 예방 연구의 중요한 지표로서 현재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항목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의 2014년 자료 중 우울증 선별도구인 PHQ-9(Patient Health Questionnaire-9)와 신체활동 측정 도구인 IPAQ(International Physical Activity Questionnaire)를 이용하여 이루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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