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대장항문학회, 대장항문 질환 의학 지식 증진 대국민 캠페인 전개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대한대장항문학회는 5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학회로 현재 총 2062명의 회원이 등록되어 있으며 평생회원 1969명, 정회원은 93명이다. 평생회원은 연 회비의 10배를 일시불로 납부한 회원으로서 평생회원증을 받게 된다.

학회는 지난 1968년 초대회장인 故 진병호 전 서울대 외과 교수를 추대하고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이후 1981년 대한의학협회 분과학회 협의회에 준회원 자격으로 가입했으며, 1985년에는 정회원 학회로 승격하게 됐다. 1999년에는 이름을 현 명칭인 대한대장항문학회로 개명하고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진행해 오고 있다.

창립이래 대한대장항문학회는 창립취지에 동감하는 외과의사들의 형식을 초월한 일종의 전문적인 연구회의 성격으로 매년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해를 거듭하여 많은 발전을 했다.

학회의 주요 활동 내용으로는 우선 수술요법의 보편화와 기술적인 지도를 위해 대장항문 질환의 전문적인 학술연구와 최신치료법의 체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거둔 가장 큰 성과는 ‘한국인 대장암 취급지침서’를 발간한 것이다. 대장암을 분류하는 방법을 전국 31개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매우 다양하여 통일된 의견을 수렴할 수가 없다고 판단되어, 학회는 지난 1988년 5월 한국인 대장암 취급지침 제정위원회를 조직했다. 김광연(위원장), 이찬영 외 외과5명, 병리과 3명, 내과 1명, 예방의학과 1명, 치료방사선과 1명 중 실행간사 3명을 선출하여 6회에 걸쳐 진지한 토론 끝에 대장암분류방법을 한국실정에 맞고, 국제간의 학술교류와 현재 통용되고 있는 분류와 병행할 수 있게끔 '한국인 대장암 취급지침서'를 1988년에 제정하여 우리 나라 대장암치료와 연구에 크게 공헌했다.

또한 학회는 대장항문질환의 연구를 통해 해외의 대장항문병 학자들과의 제휴를 진행해오고 있다. 지난 1995년에는 아시아대장항문병학회 회장으로 김광연회장이 선출되어 제5차 아시아대장항문병학회 국제학술대회를 서울에 유치했다. 528편의 연제와 대장항문학에 관련된 41편의 특강, 13개분야의 심포지엄, 워크Ъ, 비디오, 포스터발표 등으로 국내외 참가자들에게 수준 높은 연수기회를 제공했다. 최근에는 국제학술대회인 ICRS(International Colorectal Research Summit)를 매년 가을에 개최하는 등 수년간 지속해 오고 있다. 이를 통해 일본, 유럽 등 전 세계의 학회들과 다양한 학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중이다.

뿐만 아니라 대한대장항문학회는 최근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대장항문 질환으로부터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의료진이 연구와 치료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대장항문에 대한 지식 향상을 위해 힘써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으며, 이에 따라 매년 9월을 '대장앎의 날'로 지정하고 '골드리본 캠페인'을 통해 전국 60개 병원에서 대장질환에 대한 건강강좌를 개최하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회원 상호간의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전달, 교류하고 논의하면서 학문적인 향상을 꾀하고 회원들간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1991년에 정기집담회를 신설했으며, 1992년부터는 연 2회 개최하고 있다.

아울러 회원들의 연구와 향학열을 높이고 수준 높은 논문의 게재를 위해 애보트 주식회사의 장학금을 기부 받아 1994년부터 대한대장항문병학회 애보트 학술상을 시상하고 있고, 매년 수준 높은 논문을 선정하여 추계학술대회시 학술상패와 상금을 주고 있다.

학회지의 경우 대한대장항문학회는 1984년 제17회 대회까지는 연 1회의 초록집 만을 발간했으나 정식논문을 게재할 전문학술지의 필요성이 절박하게 되어 1985년 12월 제18회 학술대회와 때를 맞춰 본 학회의 학술지인 ‘대한대장항문병학회지’를 창간해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2000년부터 현재까지 연간 6회씩 발간해 오고 있다. 또 2006년 KCI에 등재를 시작으로 2009년에는 국제 데이터베이스인 EMBASE에 등재되었으며, 2010년 8월부터 영문학회지로 전환하여 저널명을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Coloproctology’로 변경했으며, 2010년에는 SCOPUS와 Pubmed Central에 등재되었다. 2013년 29권 1호부터 세계화에 발맞추기위해 저널명을 ‘Annals of Coloproctology’로 다시 변경하였다.

현재 학회는 최근의 의학 추세가 전문과목이 점점 세분화되고 있음을 느끼고, 양질의 의료서비스와 의료시장 개방 등 의료환경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 전문의제도 도입을 고려 중에 있다. 다만 대장항문병학회에서 추진하는 전문의는 학회차원에서 자격을 인정하는 것이지 국가나 타 사회단체의 공인자격은 아니다.

◆ 대한대장항문학회 이석환 이사장 미니인터뷰

대한대장항문학회는 지난 2007년 이후 매년 진행되는 골드리본캠페인의 올해 주제를 변실금으로 정하고 이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함께 올바른 정보를 전달해 치료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한 ICRS를 대표로 하는 학회의 국제화 노력과 더불어서, 대장질환을 치료하는 관련 분과 학회들과의 협업을 통해 ‘다학제 팀 가이드라인’ 완성을 추진하는 등 다방면의 네트워크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한대장항문학회 이석환 이사장(사진,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은 “대장항문 대표 질환 현황인 대장직장암의 경우 우리나라가 치료율이 세계에서 최고다. 우리나라 의사분들이 30년동안 노력해서 이 같은 결과를 냈다”면서 “반면 변실금의 경우 정확이 뭔지 모르는 환자분들도 많고 창피하다고 생각해서 숨기는 분들도 많다. 해외에서도 전체 환자의 2-3%만 병원을 찾는다”고 말했다.

변실금은 조절 장애로 인해 항문 밖으로 대변 등이 새어 나오는 증상을 뜻한다. 이러한 변실금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일으켜 대인기피증 등의 추가적인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변실금의 발생은 괄약근 손상부터 당뇨까지 다양한 원인이 있다. 연령이 높을수록 발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나 고령화사회로 접어듦에 따라 증가하는 국내 변실금 발병률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대한대장항문학회는 매년 9월 대장암 앎의 날을 맞아 진행되는 ‘골드리본 캠페인’의 올해 주제를 변실금으로 정했다.

이석환 이사장에 따르면, 변실금을 주제로 한 올해 골드리본 캠페인은 ‘슬금실금 변실금, 꽉! 잡으세요’ 슬로건을 내걸고 전국 60여개 병원에서 건강강좌를 개최하고 있으며, ‘몰라서 치료 못 받고, 알아도 부끄러워 말 못하는 질병’인 변실금에 대한 인식 개선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골드리본 캠페인은 올해로 12회를 맞았으며, 이전 골드리본 캠페인은 대장암과 내시경 등 다양한 주제가 선정된 바 있다.

이석환 이사장은 “홍보를 통한 인식개선과 건강강좌를 통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예정”이라면서 “환자들이 숨기지 않고 병원을 찾아 적절한 진료를 받으면 증상이 호전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약물치료부터 바이오피드백, 케켈운동과 함께 수술까지 다양한 치료법이 있다”면서 “환자분들이 몰라서, 창피하다고 생각해서 숨기고 있는 것이다.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으며, 의학의 발전으로 환자 개개인에 맞는 맞춤 치료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ICRS부터 학회 간 협업 팀 가이드라인 제정까지…다각도 네트워크 확장

이석환 이사장은 “대장항문학회의 공식적인 두 가지 학회 중 하나는 춘계학술대회로 이는 내국인들을 위주로 열린다. 또다른 하나는 ICRS(International Colorectal Research Summit)”라면서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열린 이번 ICRS 2019에는 일본, 유럽 등 20여개국에서 450여명이 참여했으며, 세계의 대표 권위자들이 한국을 방문해 열띤 강의를 열었다”고 말했다.

학회는 ICRS를 축으로 네트워크 국제화에 힘쓰고 있다. 올해 ICRS 2019에서 학회는 미국, 호주에서 일하는 한국계 의사들을 초청해 모국을 매개로 한 특별한 네트워크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일본대장항문학회와 함께하는 JSCP-KSCP 심포지엄부터 유럽대장항문학회(ESCP)와 펠로우쉽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MOU 및 교류를 해오고 있으며, 리투아니아, 몽골, 홍콩 그리고 전세계에 커넥션을 가진 ISUCRS(International Society of University of Colon and Rectal Surgeons)와도 학회는 MOU를 맺었다. 아울러 지난해 목표로 하던 미국대장항문학회와의 MOU도 체결하는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대장암을 치료하는 모든 분과 의사들을 통합한 하나의 학회를 만들겠다는 것이 대장항문학회의 계획이다.

이석환 이사장은 “소화기내과부터 영상의학과, 치료방사선과, 병리과, 혈액종양내과 선생님들을 모아 명실상부한 대장질환 대표학회를 만들려고 한다”면서 “현재 대장직장암을 첫 번째 주제로 하는 ‘팀 가이드라인’ 제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난 2일 킥오프미팅을 시작으로 내년 2월까지 문헌 검색을 마친 후 내년 봄 학회 때 전문가 합의 컨퍼런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후 합의 컨퍼런스가 열리면 ‘핵심질문‘에 대한 각 진료 지침사항 합의안을 ‘델파이 기법’(Delphi Method, 전문가 합의법)을 통해 도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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