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중심에서 예방중심으로 의료패러다임 전환에 따라 중요성 부각

[의학신문·일간보사=이종태 기자] 최근 의료의 패러다임이 치료중심에서 예방중심으로 변화되면서 정부와 업계에서 천연물 신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만성질환자들이 증가하면서 부작용의 우려가 적은 천연물이 제약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천연물 신약은 동식물, 미네랄 등의 천연물에서 추출한 원료물질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이미 경험적으로 안정성과 유효성은 입증되어 있다고 평가되면서, 신약개발에 필요한 시간이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천연물의약품은 각 나라의 전통의학이나 사용자의 경험에 기대어 사용되면서 보조요법으로 사용돼왔지만 최근에는 중증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에서 주요 치료요법으로 쓰이는 시도가 많아지면서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모습.

실제 신종인플루엔자 치료제로 유명한 타미플루도 중국의 팔각회향이라는 천연물질로부터 개발됐으며, 유방암, 난소암 등의 항암제인 탁솔과 고지혈증치료제인 메바로친, 면역억제제인 프로그랍 등도 각각 천연물에서 유래됐다.

세계보건기구는 세계 천연물의약품 시장이 매년 평균 10%의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오는 2023년까지 423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있다. 현재 세계에서 판매되는 상위 25개 의약품 중 42%가 천연물의약품 또는 천연유래물질에 기반한 제품이기도 하다.

이에 미국 FDA에서는 이미 천연물의약품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위해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하고 있으며 관련업계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천연물신약의 후보물질을 위한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천연물 신약개발을 위한 약 50여개 이상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미 동아에스티의 스티렌정, SK케미칼의 조인스정, 녹십자의 신바로캡슐, 한국피엠지제약의 레일라정, 구주제약의 아파톡신주, 안국약품의 시네츄라시럽 등은 천연물 신약으로 허가를 받았으며 후속작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들도 이어지고 있다.

휴온스는 한방유래 천연물 소재를 이용한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에 대한 전임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인체적용시험을 준비중이다. 또한 홍천메디칼허브연구소와 업무협약하고 비알콜성지방간염 치료제 개발을 추진하는 등 천연물의약품에 대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대화제약은 지난 2월 야생대추 씨앗을 이용한 치매치료제에 대한 임상 2상을 완료했다. 시험은 경증 내지 중등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대화제약은 올해안에 식약처에 결과값을 제출할 예정이다.

일동제약도 멀구슬나무 추출물로부터 치매치료제를 개발하고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2017년에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내놓기 위해 천랩과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연구소를 설립했다.

광동제약은 비만치료제 KD101에 대한 연구에 한창이다. KD101은 현재 인제대 백병원 등 10개 의료기관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필향나무에서 유래한 세스퀴테르펜 화합물을 이용해 지방분화 억제와 열대사를 촉진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림제약은 국내 바이오업체로부터 궤양성 대장염 후보물질 애드리코를 사들였다. 애드리코는 항산화, 항염증, 궤양성 대장염에서 염증성반응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고 있으며 천연물에서 유래된 만큼 장기복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림제약은 경쟁약물대비 안전성이 입증된 천연물 유래물질인 만큼 통해 궤양성 환자들이 애드리코를 장기복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차원에서도 천연물 신약의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효율적인 지원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기 위해 국립산림과학원은 국내사들의 천연물 신약에 대한 지원을 위해 약용자원 ‘천연물 지도’ 구축연구를 수행한다.

천연물 지도는 국내에 자생하거나 재배되는 산림 약용자원을 대상으로 지역과 시기, 식물체 부위 등 전국 천연물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어 고품질 약용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안정적인 수급을 지원하게 된다.

보건산업진흥원은 국가 천연물신약 연구개발 로드맵을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준비하고 나섰다. 이번 연구에서 진흥원은 제3차 천연물신약의 연구개발 계획의 성과를 분석하고 오는 2020년부터 시행되는 제 4차 계획의 중장기 비전 및 세부추진과제를 수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진흥원은 연구개발 촉진계획 수립을 위해 기획위원회를 구성하고 투자계획을 수립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 천연물 신약개발의 기반을 마련하고 정책적인 지원책을 마련한다.

진흥원측은 “국내 제약사들의 천연물 신약 연구개발에 경쟁분석과 점검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점검해 천연물신약 산업을 촉진화를 진행한다”면서 국내 제약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천연물 신약개발의 기반을 구축하고 바이오기술에대한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