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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1인1개소법’ 합헌 판결 두고 엇갈린 평가유디치과 등 청구인 측, 1인1개소법 선진 의료기관 출현 봉쇄 지적…유감 표명
건보공단·치협, "헌재 합헌 결정, 영리화 방지 실효성 높다" 환영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헌법재판소가 지난 29일  ‘의료인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두 개 이상의 의료기관을 중복 개설할 수 없다’는 의료법 제33조 제8항, 소위 ‘1인1개소법’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린 가운데, 이를 두고 의료계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1인1개소법은 2012년 8월부터 실시된 의료법 개정법안이다. 개정된 법안에는 ‘어떠한 명목으로도’ ‘개설·운영할 수 없다’는 단서가 추가됐다. 이후 지난 2014년 4월 T병원이 1인1개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은 T병원에 대해 200억원이 넘는 급여 환수 조치 처분을 내렸다. T병원은 이후 1심과 2심에서 연이어 패소했다. 

이후로도 유디치과를 포함한 네트워크 병원과 의료기관들이 중복개설 혐의로 기소되는 일이 발생하자 T병원을 비롯한 당사자들은 2015년부터 해당 법안이 다수의 위헌법률심판과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청구인들은 해당 법안이 직업 자유와 재산권 등을 침해하며, 과잉금지 원칙 등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지나친 의료 영리화·의료 수급 불균형 막는다“…합헌 판결 이유=헌법재판소는 1인1개소법이 죄형법정주의 명확성 원칙·과잉금지 원칙·신뢰보호의 원칙·평등 원칙에 위배 되지 않는다며 합헌 판결을 내렸다.

특히 헌재는 “해당 법 조항이 금지하는 중복 운용 방식은 의료기관의 운영주체와 실제 의료행위를 하는 의료인을 분리시켜 실제 의료행위를 하는 의료인을 다른 의료인에게 종속시키게 하고, 지나친 영리추구로 나아갈 우려가 크다”면서 “우리나라의 취약한 공공의료 실태와 의료인이 여러 의료기관을 운영할 때 국민 보건 전체에 미치는 국민 보건 전반에 미치는 영향,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적정한 의료를 제공해야 하는 사회 국가적 의무를 종합해 볼 때 과잉금지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헌재는 1인1개소법이 존재함으로 가지는 ‘건전한 의료질서 확립’이라는 공익이 해당 법 조항으로 인해 침해되는 사익보다 더 큼을 강조하면서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하지 않음을 설명했다.

아울러 의료인 개인과 달리 의료법인은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운영 가능하나, 설립에서부터 국가의 관리를 받고 사회나 정부에 의한 통제가 가능하고 명시적으로 영리추구가 금지되는 것을 고려할 때 의료인과 의료법인을 달리 취급하는 것이 평등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헌재는 판단했다. 별도로 진행된 의료법 제4조 제2항에 대해서는 “당해사건에서 청구인에게 유리한 판결이 내려진 마당에 이 조항에 대해 헌재가 위헌 결정을 하더라도, 당해 사건 재판의 결론이나 주문, 내용이 달라진다고 할 수 없다”며 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 유디치과 등 청구인 측, 합헌 판결에 ‘유감’=판결에 보조참가인으로 참가한 유디치과는 “이번 판결로 인해 경쟁력을 갖춘 선진화된 의료기관들이 출현할 가능성이 가로막혔으며, 이들의 경쟁으로 의료비가 절감되는 등 국민들이 보다 나은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차단되었다”면서 헌재에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유디치과는 “그럼에도 대법원 판례 등을 볼 때 사법부는 네트워크 병원 운영의 합법성은 인정하고 있다”면서 “1인1개소법이 네트워크 병원의 운영을 제한하는 쪽으로 해석될 우려는 사라진 상황이며 유디치과를 비롯한 합법적 네트워크 병원에게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조참가인 중 한명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세승의 김선욱 변호사는 “헌재결정은 객관적으로 증명이 명확하지 않은 공익이나 의료의 비영리성 추구라는 사회정책적 가치를 우선해 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형사처벌법규의 명확성 여부를 법관 개인의 관념이나 경험에 맞겼다는 점에서 법리적으로는 아쉽다. 또한 헌법소원이 제기된 후 위헌심사에 대해 오랜 세월 결정을 늦춰 사회적 관행이나 사법부의 판단이 나오는 것을 기다린 형국이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 건보공단·치협, “의료 영리화 막는 현명한 결정” 환영=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회장 김철수)는 합헌 판결 직후 성명서를 통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환영다는 뜻을 밝혔다.

판결 당시 헌재 앞 치협 관계자들

치협은 “1인 1개소법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타 의료인 등에게 고용된 의료인은 불분명한 지위와 책임으로 실적만을 추구하며 과잉진료를 양산하거나, 환자들과의 의료분쟁에 휘말리는 경우가 빈번했을 것”이라면서 “합헌 판결로 국민들이 더욱 안심하고 의료기관을 찾을 수 있으며, 의료인은 영리추구보다는 책임 진료에 더욱 매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선임전문연구위원인 김준래 변호사도 “대법원에서 최근 급여 비용을 기소된 의료기관애 지급하라는 판결이 났다고 하더라도, 오늘 선고된 헌재 판결에 따라서 형사처벌 등 규정이 여전히 유지되기 때문에 의료기관 복수 소유자는 형사처벌을 감수하면서까지 의료기관 복수 운영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실효성 있고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도 긍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사무장병원 난립 등 의료영리화에 대한 우려로 1인 1개소법이 합헌 결정 내려진 걸로 판단된다며, 섣부른 의료영리화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는 것은 국민 건강에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재원 기자  jwl@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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