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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쇼크, 그들만의 책임인가?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주가가 단 며칠만에 반에 반 토막 나는 것도 모자라 휴지조각이 될 지경이고, 투자자는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공황상태에서 절망하는가 하면, 사정당국과 정부기관은 마구 칼을 휘두르는 형국이다. 가히 아수라장을 방불케 한다. 바이오 쇼크라 일컬어지는 최근의 현실이 딱 그 판이다.

김영주 부국장

물론 이는 글로벌 바이오 혁신 신약이라는 찬란한 꿈이 좌절된 데서 비롯됐다. 그것이 실수든, 실패든 해당 기업이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럼에도 모든 화살이 그들에게 향하고, 뭔가 속임수가 있지 않았냐며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우며, 아예 싹을 자르려는 듯한 마녀 사냥식 책임 떠넘기기에 찬성할 순 없다. 무서워서 신약개발 못하겠다는 제약·바이오 업계의 통탄이 괜한 소리로 들리지 않는 현실이다.

국내 바이오의 역사는 일천하다. 그 효시라 할 수 있는 셀트리온이 2002년 창업해 2012년 첫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식약처 허가를 취득하고, 곧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잇단 성과를 올리며 바이오의 유용성을 입증시켰다. 이후 다양한 질환분야에서 가능성 있는 바이오신약 후보군들이 쏟아져 나오며 바이오 전성시대를 열었다. 불과 10여년, 아무리 길게 봐도 20년이 채 안 되는 기간이다. 그 성과물로 보더라도 유망주로 평가될 순 있어도 완성형과는 거리가 있다. 꽃을 피우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바이오는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양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정부는 바이오를 입에 달고 살았다. 오죽했으면 제약협회가 제약바이오협회로 이름을 바꾸고 바이오와 합성의약품이 한 몸이라며 바이오에 몸을 기댔을까? 언론은 기대를 부풀리고, 국민들은 박수치며, 바이오가 미래 먹거리라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바이오 기업의 주가는 폭등하고 기대는 하늘을 찔렀다. 운동선수로 치자면 아직은 유망주임에도 마치 슈퍼스타 인 양 대접을 받은 것이다. 60년 역사의 톱클래스 제약사 CEO가 한 유망 바이오기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자사주 시가총액에 ‘주식시장이 정상이 아니다’며 탄식했을 정도이다.

그러나 알다시피 신약이 쉬운가?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상품화의 성공을 눈앞에 두고 단지 시간경쟁에 뒤져 개발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는 것이 글로벌 신약개발 시장의 생리이다. 세상에 없는 바이오 신약을 내놓으려다 실수하고 실패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한 과정이다. 물론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기대를 의식해 성과를 부풀렸을 가능성도 배재할 순 없다. 문제가 있으면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혹여 실수가 있었다면 그 책임에서 해당 제약사가 자유로울 순 없다. 그러나 임상과정에서 결과치가 기대에 못 미친 것을 두고 죄악시 해서는 안된다. 앞뒤 상황을 살피고 기업과 산업의 장래를 내다보면서 그 잘못에 합당한 정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펙사벡'의 3상임상 조기종료 이후 신라젠의 주가는 폭락에 폭락을 거듭하고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어지며 주가조작의 의심을 사고 있다. '인보사'의 바뀐 주성분으로 코오롱생명과학 및 코오롱티슈진의 주가가 폭락하고 고의성이 의심되며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던 과정과 유사하다. 특히 코오롱티슈진은 대기업 계열사로는 유래가 없었던 상장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차제에 바이오의 재평가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옥석도 가려져야 한다. 너무 기대를 키우거나 과장되어서는 안된다. 기업에게도, 산업에게도, 국가전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신약개발의 의욕을 꺾는 식으로 표출돼서는 더더욱 안된다. 최근의 실수와 실패는 산업으로서 성숙해 가는 한 과정일 수 있다. 신약개발의 실패가 죄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현실에 비춰 지나치게 과도한 기대가, 있을 수 있는 실수와 실패를 용납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몰아가는 것일 수 있다. 최근의 바이오 쇼크가 어디 그들만의 책임인가?

김영주 기자  yjkim@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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