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위권 업체 가운데 신약 및 개량신약 개발 없는 곳 단 2곳 불과
‘동아(제약+ST+홀딩스)’ 1위, 대웅·GC녹십자·한미·종근당 순 ‘R&D기업’
제약바이오협 엄승인 상무 박사논문 ‘30년간 한국 제약산업 성장 패턴·요인 분석'

[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제약기업들의 흥망성쇠의 단면을 들여다 볼 흥미있는 논문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짚어 현명하게 대응하고, 특히 신약 및 혁신신약 개발에 적극적으로 앞장선 기업들이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아울러 50년 이상 업력을 가진 기업들이 흔들림 없이 상위권을 형성하는 등 산업기반이 단단하다는 사실도 입증됐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엄승인 상무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정책실 엄승인 상무는 ‘최근 30년간 한국 제약산업의 성장 패턴과 성장요인에 대한 실증적 분석’이란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학위(중앙대)를 취득했다.

이 논문에서는 1988년부터 2017년까지 30년간 완제의약품 생산실적 기준 상위 30곳 제약의 실적을 집계했다.

이에 따르면 1위 기업은 분할 전 기준의 ‘동아’가 차지했다. 동아는 2013년 동아쏘시오홀딩스, 동아ST, 동아제약 등 3개사로 분사했는데 이번 집계에선 ‘동아’로 합쳐 집계했다. 그 결과 동아는 이 기간 12조9540억 생산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대웅으로 9조9950억 이었으며, 이어 ▲GC녹십자 9조6380억 ▲한미 9조2580억 ▲종근당 8조7620억 ▲CJ헬스케어 7조9470억 ▲유한 7조7080억 ▲JW중외 7조7010억 ▲한독 6조8590억 ▲일동 6조6090억 등의 순으로 10위권을 형성했다.

30년간 완제품 생산 상위 30대 기업 현황

이들 10위권 제약 전체는 30년동안 매년 생산실적 상위 30위권 안에 들어있었다. 이들 외에도 11위~14위를 차지한 ▲SK케미컬 ▲보령 ▲제일약품 ▲동화 등도 30년동안 한번도 30위권 밖을 벗어난 적이 없었다.

30위권내 기업에서 특이점을 살피면 30위권에 30년동안 11번밖에 들어가 있지 않은 한림이 22위, 9번 들어가 있는 대한약품이 28위, 8번의 명문이 30위에 각각 포함됐다는 점. 이외에 다국적제약 기업으로는 얀센이 16위(4조2690억)로 유일하게 30위권에 포함돼 있기도 하다.

생산실적 30위권 제약기업들의 평균 설립기간은 54.5년 이었다. 설립기간 24년의 얀센과 30년의 유나이티드제약, 33년의 명인제약 등이 30년동안 생산실적 30위권 제약기업으로 포함돼 눈길을 모았다.

상위 30곳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분석해 보면 공통점들이 발견된다. 국내사로서 상장기업이며, 고용인원 250명 이상의 대기업군에 속하고 전문의약품·합성의약품 위주의 신약 및 개량신약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30대 기업중 15곳이 이에 해당한다. 나머지 15곳 가운데 6곳은 다른 조건은 다 충족하나 전문·합성의약품 외 바이오의약품도 생산한다는 점이 차이점이고, 2곳은 신약 개량신약이 없는 제네릭 업체라는 점이고, 2곳은 비상장 업체, 1곳은 직원수가 250명이 안된다는 점, 나머지 1곳은 외국 기업이라는 점이 구별되는 점이다.

한편 이들 30곳 제약 포함 총 431개 기업의 30년동안 생산실적 연평균성장률은 7.59%이며, 10년단위로 볼 때 1988년~1997년 10년간은 13.7%, 1998년~2007년 5.45%, 2008년~2017년 4.25%를 각각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저성장 시점이 존재한다는 것. IMF가 터진 1998년 –4.1%, 의약분업이 시행된 2000년 –5.9%, 일괄약가인하가 시행된 2012년 –2.5%의 역성장이 이뤄졌다.

이번 논문에는 ‘규제 및 정책이 한국제약산업 성장에 미친 영향’도 분석됐다. 그리고 저자의 결론은 ‘규제의 시행은 제약기업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었다.

물질특허는 한국제약기업들의 혁신에 대한 투자를 증가키고, GMP에 선제적으로 투자한 기업의 성장은 유지됐으며, 의약분업 이후 전문약비중을 높인 기업의 성장이 높았다는 것.

2006년 신약가격 정책으로 신약도입기간의 지연은 없었으며, 보험약가 제도 변경 시 약가가 1%증가하면 생산이 0.4% 증가하나 약가가 감소되어도 생산의 변화는 없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엄승인 상무는 “30년간 한국제약산업과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내부요인과 외부요인을 분석한 결과 기업의 연령이나 규모 등에 적합한 신약 등에 R&D 투자를 하고 외부 규제에 대한 선제적 투자 등을 통해 전략을 잘 수립하여야 성장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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