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의견 반영, 임총 소집-의정협상단 구성 등 로드맵 재정립 필요
투쟁 동력 결집-내년 총선 준비 등 여건상 실력행사 걸림돌 많아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9월내 예고했던 강력한 투쟁 방법 중 하나인 ‘전국의사 총파업’이 사실상 미뤄지거나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의료계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당장 총파업에 나서기보다는 의정협상단 구성이나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어 투쟁 방향을 결정하자'는 의견이 높다는 분석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의협에서는 의사회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 투쟁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임총을 개최하거나 의정협상을 재개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의협 관계자에 따르면 앞선 ‘전국의사 대표자대회’에선 투쟁의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된 반면 그 방법론에서는 의료계 내부적으로 입장을 하나로 모으지 못한 분위기다.

실제로 대표자대회 당일 의협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의쟁투)에서 총파업까지 고려한 의협의 투쟁 로드맵을 밝혀지만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의쟁투가 밝히 투쟁 로드맵은 최대집 의협회장의 단식투쟁과 전 의사회원들의 지지성명 등이 1단계, 투쟁의 필요성을 공유하는 각종 행사와 대표자대회 개최가 2단계, 마지막 3단계가 총파업 실행과 7대 선결과제를 정부가 요구하지 않을 시 건강보험 거부투쟁까지 고려하는 방안이었다.

즉 의쟁투의 로드맵만 본다면 2단계가 마무리됐으니 즉각 총파업 등 3단계인 본격적인 집단행동에 나서야하는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대표자대회는 물론 의료계 내부적으로 총파업을 성공하기에는 동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최대집 회장이 단식투쟁을 진행한 사실도 모르고 있는 등 집행부가 판단하는 투쟁 2단계가 실질적으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고있다.

더불어 ‘투쟁에 앞서 정부와 협상이 필요하다’, ‘임총을 열어 확인절차를 거쳐야한다’는 등 즉각 총파업 실행에 반대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

의협은 이러한 의견을 고려해 투쟁 방향을 재정립해야 되는 상황이됐다.

그러나 임총을 개최하고, 의정협상단을 구성하자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의료계가 내년 총선도 준비해야하는 상황에서 연내 총파업 등 강력한 투쟁을 결행하기에는 여건상으로나 역량으로도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의협 관계자는 “즉각 총파업에 나서야한다는 의견과 한방 투쟁을 보여주기 위해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는 의사회원들의 입장이 갈리고 있다”며 “이에 따라 집행부에서는 앞서 제기된 임총 안건 상정 등과 같은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총파업은 단 한 번의 큰 투쟁이기에 보다 철저하게 준비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의사회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정제해 보다 구체적이고, 성공 가능한 투쟁 로드맵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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