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투자 대상 99%가 국내 기업이다' 밝혀

[의학신문·일간보사=한윤창 기자] 연기금과 같이 공기업 자금의 투자 방향을 두고 '일본 전범기업 투자 제한' 논란이 일어나면서 국민건강보험 적립금의 향후 투자 포트폴리오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건보공단은 내부 검토의 필요성은 있다면서도 입장발표에 신중을 기하는 모양새다.

19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일본기업에 투자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건보공단의 투자는 확정금리형 정기예금과 안정성이 높은 채권형 펀드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공단 재정관리실 관계자는 “매년 운용사로부터 운영 보고서를 받는데 일본 기업에 적립금이 투자된 적은 없다”면서 “투자대상의 99%가 국내기업”이라고 말했다.

적립금 운용 방식에서 안정성과 수익성을 추구하기로 한 건보공단은 자금운용규칙을 개정하는 중이다. 지난달에는 자금운용위원회를 통해 자금운용지침을 의결한 바 있다. 건보공단에 의하면 자금운용규칙이 세부적인 부분을 다룬다면 자금운용지침 큰 틀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규정에 해당한다.

연기금의 투자 방향과 관련해 일본 전범기업 투자 제한이 논란이 되고 있지만, 향후 규칙 개정을 통해 채권·주식형펀드·대체투자 등 자산군별 자산배분 방식을 추진하는 건보공단은 이 부분에 대한 논의를 아직 진행하지 않은 상태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공기업 자금에 대한 전범기업 투자 제한과 관련해서 논의의 필요성은 있을 것 같다”고만 밝혔다.

건보공단이 앞으로 해외투자를 진행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일본 전범기업에 공단 적립금이 투자될 수 있는 환경은 충분하다. 더욱이 공단이 투자방향으로 밝힌 대체투자는 투자 대상이 부동산, 원자재, 선박 등으로 다양해 전범기업 투자로 정의할 수 있는 방법이 복잡해질 수 있다.

공단은 안정성과 유동성에 기반을 두고 공공성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익성’을 추구하는 것이 공단의 ‘자금운용 4대 원칙’이라고 제시한 바 있다. 아직 전범기업의 정의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향후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가 이뤄질 경우 건보공단은 4대 원칙 중 공공성 부분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한편 김성주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일본 전범기업 투자 제한은 절대로 안될 일”이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전범기업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할뿐더러 국민연금이 투자금을 회수하겠다고 선언하고 일본 연기금도 한국시장에 대해 같은 방식을 택하게 되면, 우리나라가 더 손해라는 것이다. 일본 연기금은 한국에 6조원을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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