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 VS 협상 엇갈리는 입장…총파업 사실상 일정대로 추진 어려워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가 대정부 투쟁을 선포한지 50여일이 지났다. 하지만 의료계 내부적으로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투쟁의 갈피를 못 잡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최대집 의협회장이 9월 내로 개최할 것이라고 예고했던 ‘전국의사 총파업’도 사실상 일정대로 추진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물론 오는 18일 서울 플라자호텔 열리는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투쟁의 가닥이 어느 정도 잡힐 것으로 예상되나 의협 집행부와 시도의사회의 견해차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10일 의협 최대집 집행부와 전국시도의사회장단이 ‘전국의사대표자대회’ 일정을 확정하고자 개최한 회의에서 확인됐다.

이날 회의에서 의협 집행부와 시도의사회장단은 투쟁의 방향성에 대한 입장이 명확하게 갈렸다. 집행부는 총파업 등 즉각적인 투쟁을 원하고 있지만 시도의사회장단은 정부와의 협상이 먼저 진행되길 바라고 있는 실정이다.

즉 의정협상의 경우 최대집 집행부의 현재 강경한 투쟁모드와 상반되기 때문에 의료계 내부적 갈등요소로 작용될 수 있는 상황.

의협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불협화음은 예고된 일이었다는 후문이다. 대정부 투쟁 선포에 앞서 의사회원들의 동력을 모으는 과정부터 집행부와 시도의사회장단과 미묘한 갈등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집행부에서 반모임 활성화를 통해 투쟁동력을 모으려는 작업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일부 시도를 제외한 대다수 시큰둥한 반응으로 일관했다”며 “심지어 집행부에서 직접 반모임을 마련하겠다고 밝히자 시도는 오히려 우리를 패싱하냐는 분위기여서 사실상 현재까지 투쟁 동력이 모아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실제 총파업 등 투쟁에 적극 나서겠다는 시도는 일부고, 대부분 집회는 도와줄테니 협상단을 꾸리라는 식”이라며 “게다가 최 회장도 내부적으로 약속되지 않은 투쟁의 타임스케줄을 공론화하면서 오히려 불협화음의 불씨를 키운 것으로 봐야한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같은 분위기에 현재 의사회원들의 투쟁 동력만 본다면 ‘전국의사 총파업’은 사실상 무리라는 게 이 관계자의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의협 집행부에서 투쟁을 시작하면서 릴레이 단식을 진행했는데 이를 모르는 의사들도 있다”며 “모든 상황을 종합해보면 현재 투쟁 동력은 없다고 봐야한다. 결국 총파업을 실행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투쟁과 협상 등 어떠한 방법이건 모든 의사가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대변인은 “아직 내부적으로 합의를 이루지 못해 약속했던 총파업 일정을 지킬 수 있을지 확답할 수 없다. 대표자대회에서 가닥이 잡힐 것”이라며 “의료계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은 힘든 작업이다. 다만 집행부가 의사들의 권익과 국민 건강을 위해 최선을 결과를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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