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박재영 기자] 카자흐스탄 서쪽 끝 아티라우시에 살고 있는 타비파(15)는 심장병을 앓고 있지만 가정형편으로 수술치료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소녀의 부모는 6살 때 심장병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일용직으로 월 300불정도 수입으로 가족의 생활비에도 빠듯한 상황이었다. 안동병원과 보건산업진흥원, 경상북도의 도움으로 심장수술을 받았다.

타비파는 아버지 알라베르디씨와 함께 8월 5일 입국했다. 이날 오후 병원에 도착해 심장MDCT, 심장초음파, 경식도심장초음파 등 기본검사와 정밀검사 결과 승모판막 패쇄 부전증으로 심각한 상태였다.

승모판막 폐쇄 부전증이란 승모판막이 수축 시에 잘 닫히지 않아 좌심실에서 좌심방으로 혈액이 역류하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주요증상은 전신 쇠약감, 피로감, 운동 시 호흡곤란, 가슴 두근거림 등을 호소한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거나 폐에 물이 고이는 심부전의 증상들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치료는 심장을 열어 외과적으로 판막을 수리하거나 교체하는 성형술 또는 치환술을 받아야 한다. 임창영 안동병원 흉부외과 과장과 현대우 심장내과 과장은 타비파의 상태가 심각해 성형술 보다 치환술을 적용했다. 승모판막 치환술은 승모판막 성형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손상이 심한 경우에 시행한다.

타비파는 지난 7일 오전 9시 심장수술 후 심혈관중환자실에서 2일 동안 집중 케어를 받은 뒤 9일 일반병실로 옮겼다.

그녀는 "심장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꿈만 같았다. 실제 수술을 받기 전에는 무서웠는데 이제는 기분이 좋다"며 "새로운 심장을 선물 받은 만큼 친구들과 뛰어놀고 공부도 열심히 하겠다"고 기뻐했다.

아버지 알라베르디 씨는 “딸의 생명만 살린 것이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를 살려준 것”이라며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도움을 준 대한민국과 특히 심장수술을 지원한 안동병원 의료진에 평생 고마워하며 살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안동병원은 지난해에도 뺑소니사고로 좌절한 30대 몽골 가장에게 수술치료를 지원해 건강과 희망을 선물한 바 있다.

강신홍 안동병원 이사장은 “의료사회사업 서비스로 사회공헌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밝히며 “안동병원의 글로벌 의료수준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환자 치료를 지원해 어려운 분도 돕고, 한국의료의 우수성을 알리는 기회를 계속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카자흐스탄 민영방송국 KTK TV는 타비파의 심장수술치료과정을 동행 취재해 카자흐스탄 전역에 송출한다. 아리랑 TV도 동행 촬영해 다양한 외국어로 해외에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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