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의학신문 기자] 야생진드기, 일명 살인진드기로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사망한 사례를 뉴스를 통해 접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지난 4월에는 진드기 매개감염으로 첫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환자가 발생했고 올해만 해도 숨진 환자가 11명이 된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올해 6월에는 처음으로 말라리아 원충인 얼룩날개모기가 확인되었고 일본뇌염의 주요 감염매개로 알려진 작은빨간집모기도 평년보다 빨리 발견되었다고 한다.

김영균 광주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어디서든 모기를 쉽게 볼 수 있는 탓에 모기로 인한 감염질환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모기가 어떤 바이러스를 갖고 있냐에 따라 두통·미열·관절통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심한 경우, 뇌염·혼수상태와 함께 사망할 수 있다. 이러한 모기와 진드기는 인간의 건강이나 생활환경에서 문제가 되는 위생해충으로 알려져 있다.

모기나 진드기와 같은 해충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기피제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기피제는 해충을 직접 죽이는 효과는 없으나, 모기나 진드기의 접근을 막거나 쫓는 효과가 있다.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잘못 사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여지가 있으므로 기피제를 구매할 때는 ‘의약외품’ 문구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구매해야 한다.

어떤 유효성분이 있길래 해충의 접근을 차단해줄까? 기피제 포장용기에 기재된 성분을 보면 디에틸톨루아미드, 이카리딘, 에틸부틸아세틸아미노프로피오네이트 혹은 파라멘탄-3,8-디올이라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성분은 모기가 싫어하는 물질이 계속 휘산되어 기피작용을 유도하거나 모기와 진드기 등의 해충의 후각 수용체에 작용해서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냄새를 맡지 못하게 하여 차단해 주는 등의 효과가 있다.

이 성분들은 화학물질이므로, 기피제 사용시 제품에 따른 사용방법을 숙지한 후 사용해야 한다. 로션제·액제 기피제는 피부에 직접 덜어서 바르거나, 분무형 액제나 에어로솔제는 10~20 cm 거리를 두고 피부, 신발, 양말, 의복 등에 분사하도록 한다. 사용된 기피제는 주로 4-5시간동안 그 효과가 지속된다. 그 사이 재사용하면 독성이 누적될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노출부위 외에는 전신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피하고 얼굴에 직접 분사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신속히 흡수될 수 있는 피부주위(눈이나 입 주위, 상처부위) 및 햇빛에 많이 탄 피부에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연령에 따라 주의해야할 사항도 있다. 영유아에게 사용할 때는 그 성분에 따라서 사용이 제한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파라멘탄-3,8-디올 성분이 있는 제품은 3세 이하의 소아, 이카리딘 및 디에틸톨루아미드가 포함된 제품은 6개월 미만의 영아에게는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아울러, 기피제를 어린이에게 바를 경우 어린이 손에 덜어주지 말고 어른 손에 덜어서 발라주어 필요이상의 기피제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사용 후 손을 씻어주도록 한다. 이렇게 기피제의 성분에 따라 사용방법 및 주의사항이 다르므로 기피제에 기재되어 있는 용법용량 및 사용상의 주의사항을 읽어 올바르게 사용하도록 하자.

아직도 폭염이 이어지는 등 휴가철이 끝나지 않아 물놀이, 등산 등 야외활동 및 해외여행이 많다. 외출 시 불청객인 모기나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가급적 긴소매, 긴바지를 입고 양말을 신어 최대한 신체노출을 최소화하도록 하자. 풀밭에 함부로 앉거나 눕지 않고 돗자리를 이용하고, 야외활동 후 바로 목욕하고 옷을 세탁하도록 하자. 야외활동 후 진드기나 모기에 물린 곳이 있는지 확인하고 2주 이내 고열과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이상 증세가 있다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실외 활동 시 기피제의 사용방법을 숙지하여 모기와 진드기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자.

김영균(광주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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