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격차 등 중병협의 본질적 간호사 부족 문제 해결 외면 지적
간호등급제 정상화·간호사 처우개선 솔선수범 중병협에 제안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간호협회가 간호보조인력의 보상체계 마련을 정부에 요구한 중소병원협회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간호협회(이하 간협, 회장 신경림)는 8일 논평을 통해 대한중소병원협회가 간호보조인력 보상체계 마련을 정부에 요구한 것과 관련 "이는 우리나라 간호인력이 처한 현 상황을 도외시하고, 간호등급제 개선 취지에도 전면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간협은 “특히 중소병원협회의 이번 요구는 정부가 간호등급제 미신고 병원에 대한 입원료 감산을 5%에서 10%로 강화하는 방안을 내년 1월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나온 것이어서 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또한 간호협회는 중소병원들이 간호사 인력난을 호소하는 이유가 간호사 처우개선 부족에서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간협은 "정부가 간호등급 신고제를 개선하려고 나선 것은 중소병원들이 시장논리만을 앞세워 간호인력에 대한 처우는 개선하지 않은 채 간호사가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정부는 중소병원협회의 요청으로 지난 10년 간 간호대학 입학정원을 매년 증원해 왔으며, 2009년 1만2500여명이었던 간호대학 입학정원은 현재 2만4500여명으로 두 배로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호등급제를 통해 간호사 현황을 신고하지 않거나 최저등급인 병원이 73%에 달하고 있다.

간협은 “여전히 중소병원들은 간호사 부족문제 해결에 대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주된 원인은 2.4배에 달하는 대형병원과의 임금격차와 간호사를 전문직으로 대우하지 않는 조직문화의 미성숙 때문”이라며 “그러나 중소병원협회는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소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간협은 간호등급제의 본래 취지가 간호사 현황을 파악하고 간호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함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간협은 “간호등급제는 간호사 확보를 통해 환자들이 질 높은 안전한 간호를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나 지난 20년 간 현행제도는 등급 간 차액으로 간호사를 추가 채용할 수준이 되지 못하고 있어 전혀 작동되지 못해왔다”면서 “정부가 간호등급 신고제를 개선하려는 것은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첫 단계로 우선 간호사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주요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에서 중소병원협회의 요구처럼 간호보조인력에 대한 별도의 보상체계가 마련된다면, 간호등급제 도입 본래 취지는 사라질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환자가 당연히 누려야 할 질 높은 안전한 간호도 보장 받을 수 없게 될 뿐만 아니라 비전문인력으로 채워진 간호서비스 체계로 인하여 환자들은 중소병원을 외면하고 기피하는 현상은 더욱더 가속화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지막으로 간협은 중병협이 간호보조인력 보상의 주장을 거두고 간호사 처우개선 솔선수범에 앞장설 것을 제안했다.

간호협회는 따라서 “중소병원협회는 정부에 간호보조인력 보상체계 마련 요구가 아니라 선제적으로 간호사들을 유인할 수 있는 합당한 처우와 근로환경 개선에 솔선수범하고 간호등급제 본래의 기능이 작동하도록 정상화하는데 적극 협력해야 한다”며 “그럴 때만이 국민들로부터 안전한 진료와 질 높은 서비스로써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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