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토론회, 의료폐기물처리업계 '감염성균 검출'-의료계 '과학적 근거없다'

[의학신문·일간보사=이정윤 기자] 날로 늘어나는 의료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환자 일회용 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는 환경부 입법에고안을 놓고 의료계와 의료폐기물처리업체간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다.

이런 외중에 신창현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이석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동 주최한 의료폐기물 토론회에서 양측 입장이 팽팽이 맞섰다.

일회용 기저귀 의료폐기믈 제외 토론회

22일 오후 3시부터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김성환 단국대 미생물학과 교수의 주제발표에 대해 의료계 대표는 아예 검사방법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발표내용을 신뢰할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의료폐기물공제조합의 의뢰로 실시한 '요양병원 배출 기저귀의 미생물학적 안전성 실태조사' 주제발표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전국 105개 요양병원에서 배출된 일회용기저귀를 무작위로 채취해 전염성균 및 유해균의 검출 여부를 조사한 결과 배출된 상당수 일회용기저귀에서 감염성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특히 폐렴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폐렴구균’과 ‘폐렴균’, ‘녹농균’과 요로감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대장균’과 ‘부생성포도상구균’ 등이 요양병원에서 배출된 일회용기저귀 폐기물에서 발견됐다는 것.

이번 연구 결과는 병원에서 배출되는 일회용기저귀의 상당수가 감염 위험이 높고, 현장에서의 엄격한 관리가 전제되지 않으면 국민들이 언제든 감염 위험에 쉽게 노출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의료계는 이번 연구가 연구방법 자체가 잘못됐고 일회용 기저귀의 감염성 및 위해성 여부를 판단할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며 연구결과 자체를 불신했다.

송영구 강남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반대토론에서 "이번 연구결과를 보니 연구내용을 판단할수 있는 연구내용이 아니라며 일회용 기저귀에서 세균이 나왔다는 결과만으로 감염성과 위해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송 교수는 "특히 이번 연구가 감염질환이 있었던 환자의 기저귀인지, 일반환자의 기저귀인지 구분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위로 시료를 채집해 검사하는 것은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할수 있는 연구방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성국 대한요양병원협회 사업이사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일반 환자의 기저귀는 일반폐기물로서 일반소각장에서 소각하고 있다. 작년 7월 환경부는 요양시설, 즉 요양원에서 배출되는 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일반폐기물로 변경했다"며 "지금은 요양원에서 나오는 기저귀는 일반 쓰레기 봉투에 담겨 일반 쓰레기와 같이 버려지고 있는데 (의료폐기물공제조합은) 왜 그때 국민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사건이라고 어떠한 의견도 내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의료폐기물공제조합측의 회원업체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일회용 기저귀의 의료폐기물 제외' 입법예고안 저지에 총력전을 펴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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