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심방세동 환자 전극도자절제술 후 인지기능 향상 확인
뇌졸중 발병 위험률 감소는 물론 치매로 진행 예방 가능성 제시

[의학신문·일간보사=한윤창 기자] 심장질환 치료로 뇌졸중은 물론 치매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박희남·김태훈·진무년 교수와 정신건강의학과 김어수 교수는 심장 내 심방세동을 일으키는 부위를 고주파 전류로 절제하는 전극도자절제술을 받은 환자 군에서 기억력과 인지력 등 인지기능이 향상됐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심장질환 분야 국제 학술지인 미국심장협회(AHA) 발간 ‘순환:부정맥 및 전기생리학지’ 7월호에 ‘편집자 선정’ 주요 연구 논문으로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심방세동이 뇌졸중의 발병위험을 5배나 높이며,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외국 연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심방세동 환자의 치매 예방과 치료프로세스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시작됐다.

연구팀은 심방세동으로 진단받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전극도자절제술을 받은 환자 308명과 약물치료 환자 50명을 선정했고, △치료 전 △치료 후 3개월 △치료 후 1년 등 총 3번에 거쳐 국제적으로 널리 쓰이는 경도인지장애 선별용 ‘몬트리올 인지기능 검사’(MoCA)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전극도자절제술을 받은 환자 군이 약물치료 군보다 지속적인 인지기능 향상과 유지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단기 기억력과 어휘력 분야에서 전극도자절제술 환자들의 인지기능 점수가 의미 있게 높아졌다.

김태훈 교수는 “전극도자절제술을 받은 환자군이 약물치료 군보다 정상적인 심장박동 리듬을 더 되찾으면서 혈전 생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했고, 원활한 뇌 혈류 흐름 등으로 해당 환자군의 뇌 기능이 활성화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치료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인지기능장애’의 비율에서도 전극도자절제술을 받은 환자 군은 1년 후 악화 비율이 5.3%에 그쳤으나, 약물치료 군은 10%로 나타났다. 두 배 차이다.

박희남 교수는 “인지기능 장애를 보였던 심방세동 환자에게서 전극도자절제술 후 뚜렷한 인지기능 향상을 확인했다”며 “향후 조기 치매 및 인지기능 저하 환자 중 심방세동이 주요 원인질환으로 판단될 경우 전극도자절제술을 우선 시행하는 표준 치료법이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