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및 의원 진료비 증가율 '문케어 전후 유사' 밝혀

허윤정 소장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대형병원 환자쏠림 현상에 대해 문재인 케어가 유일한 원인으로 작용해 나타난 현상이 아닌 그동안의 쏠림현상 누적과 기타 요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 기동민, 김상희, 남인순, 윤일규 위원을 비롯한 8인의 위원이 주최한 ‘대형병원 환자집중 현황 분석을 위한 전문가 대토론회가 19일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발제에 나선 허윤정 건상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장은 입내원일수와 진료비를 토대로 의료이용현황을 살펴보면, 대형병원 환자집중 현상이 급격히 가속화됐거나 진료비가 급증됐다고 보기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건강보험청구자료, 요양기관 현황 신고자료를 바탕으로 입내원일수와 진료비의 점유율 및 증가률을 분석한 결과, 문재인케어가 실시된 17년도부터 18년도까지 의료이용(입내원일수)은 종합병원이 가장 크게 증가했으며, 17년도부터 18년도까지의 진료비의 경우 모든 요양기관에서 증가했으며, 종합병원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특히 대형병원의 진료경험은 중증환자가 증가하고, 경증환자가 감소하는 추세였다.

즉, 종합병원의 의료이용 증가는 중증환자의 증가로 인한 의료이용 총량의 증가로 인한 것이지 쏠림현상이 문케어 때문만으로는 볼수 없다는 것. 또한 상급종합병원과 의원급의 진료비 증가율이 문케어 전후가 유사하게 나타났다. 다시 말해 문케어 때문이라기 보다는 과거부터 대형병원으로 몰리는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해온 것이라는 게 허 소장의 설명이다.

허윤정 소장은 “의료이용의 증가는 문케어 외에도 인구고령화, 민간의료보험 가입 증가, 교통발달, 건강검진 확대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기에 종합적인 해석이 필요하고, 향후 추세를 더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발제한 이진용 보라매병원 공공의학과 교수 또한 상급종합병원 쏠림현상의 존재에 인정하지만 이에 문케어가 영향을 미쳤다고는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진용 교수는 “조금 더 늘었을 가능성은 있으나 문케어 때문에 상급종합병원 환자쏠림현상 자체가 일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패널로 참가한 임준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교수는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정부의 보장성 강화정책이 환자쏠림 현상을 더 가하긴 했으나, 이미 환자쏠림현상이 원래부터 존재했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이 같은 환자쏠림현상의 이유는 현재 의료계 구조자체가 시장중심의 구조인 것에 기인했다고 주장했다. 임준 교수는 “구매력이 큰 대도시에 의료가 집중되고 교통이 좋다보니 지방 환자들이 수도권으로 올라오곤 한다. 중요한 것은 결국 어떻게 이런 시장중심의 구조를 해결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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