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학회, 편두통 10년 새 유병 현황 분석 및 신경과학회와 예방치료 진료지침 공동 발표
주민경 부회장 “능률저하 1.7배·심각한 영향 1.3배…활동 제약 심각, 사회 비용 제고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대한두통학회가 그동안의 발전상을 조명하며, 동시에 편두통 유병 현황과 치료 진료지침을 발표하는 등 두통 치료 환경 및 질환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대한두통학회(회장 김병건)는 1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창립 2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김병건 회장(을지병원 신경과)은 “1999년 국내 두통치료 환경 개선과 학문적 연구 기반을 마련하고자 창립한 학회가 성년이 됐다”며 “두통학 교과서를 편찬하고 편두통 진료지치 개발, 지역별 보수 교육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전문가들에게 공유해왔다”고 소개했다.

김병건 회장은 “적극적 치료의 필요성을 전하고 치료 분야의 발전하기 위한 노력들을 바탕으로 오는 2023년에 개최되는 국제두통학회의 국내 유치를 확정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2016년부터는 1월 23일을 ‘두통의 날’로 지정해 매년 인식개선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질환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올해 발간되는 20년사에 그간의 활동들을 담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경 대한두통학회 부회장(세브란스병원 신경과)은 2009년과 2018년 국내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편두통 유병 현황과 장애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0년 새 유병률은 변화가 없었지만 진단율과 두통으로 인한 장애 검사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됐다. 전체 편두통 환자 중 의사의 진단을 받은 비율이 2009년 30.8%에서 2018년 33.6%로 상승했으며, 편두통으로 인해 결근이나 결석을 하거나 가사노동을 하지 못한 경험이 있는 환자가 31.2%로 과거 26.4% 대비 2.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이나 직장 업무, 가사에서 능률저하를 느꼈다는 응답도 44.8%로 2009년 대비 1.7배 증가했다. 두통으로 인한 영향을 평가하는 HIT-6 검사에서 영향 점수의 평균값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상당하거나’ ‘심각한’ 영향히 있다고 답한 환자가 29.7%에서 40%로 약 1.3배 높아진 것도 확인됐다.

주민경 부회장은 “강도 높은 통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구역과 구토 등이 동반되는 편두통은 WHO에서 선정한 질병 부담 2위 질환으로 이번 조사를 통해 국내도 편두통으로 인한 사회적 제약이 심각하고 부담이 과거 대비 증가했다”며 “일상생활의 제약이 반복된다면 사회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삽화편두통 예방 치료 약물 진료지침 첫 공개

한편 오는 21일 열리는 춘계학술대회에서 배포되는 ‘삽화편두통 예방 치료 약물 진료지침’이 주요 내용도 최초로 소개했다. 편두통 예방 치료는 두통 발생 시 통증과 동반증상을 완화하는 급성기 치료와 달리, 두통 횟수와 강도, 만성화 위험을 감소해주는 치료다.

대한신경과학회와 공동으로 마련한 진료지침을 통해 학회는 임상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편두통 예방 치료의 권고 시점, 방법과 더불어 국내 출시된 편두통 예방 치료제의 효과와 부작용에 따른 권고 등급을 제시했다.

예방 치료는 편두통 환자 중 생활 습관 개선과 급성기 치료를 적절하게 시행했음에도 △편두통이 효과적으로 치료되지 않거나 △질환으로 인해 장애를 경험하는 경우 △급성기 치료가 효과적이지만 두통 빈도가 잦은 경우에 강력 권고된다. 급성기 치료제를 월 10~15일 이상 사용하는 환자 역시 약물과용두통의 우려가 있어 강력 권고 대상에 해당된다.

편두통 예방 치료 약물 중 강한 권고등급과 높은 근거수준의 약물로 프로프라놀롤·토피라메이트·디발프로엑스나트륨 제제가 제시됐다. 메토프로롤은 현재 보험 급여 인정 기준에 편두통이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강한 권고등급과 높은 근거 수준의 약물로 분류됐다.

아미트리프틸린은 보통의 근거 수준이나 강한 권고등급의 약물로 언급됐으며, 플루나리진, 발프로센 제제는 근거 수준은 높으나 약한 권고등급을 받았다. 아테놀롤, 나돌롤, 칸데사르탄, 벤라팍신 제제는 보통의 근거 수준, 약한 권고 등급으로, 네비볼롤, 신나리진, 리시노프릴, 레베티라세탐, 조니사미드는 낮은 근거수준으로 고려할 수 있는 약물로 나눴다.

예방 치료의 효과에 대해서는 최소 2개월 이상 지속 후 판단할 수 있으며, 효과적인 경우 3개월 이상 지속 후 용량을 감량하거나 중단하는 것을 시도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유지 기간은 두통 빈도나 강도, 일상 생활의 지장 정도 등 환자의 개별 상태에 따라 접근할 것을 제안했으며, 예방치료의 효능과 부작용, 순응도를 평가함과 동시에 유지 기간을 결정하는데 도움을 줄수 있는 ‘두통 일기’ 작성을 강력 권고했다.

두통 일기는 두통의 양상과 치료제 복용 등을 기록해 치료 효과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도구로 학회는 환자의 편의를 위해 어플리케이션으로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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