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국내 연구개발 중심 기업 CEO나 연구소장에게 ‘언제쯤 글로벌 혁신신약 탄생이 가능할까'고 물으면 대개 ‘1~2년, 또는 2~3년후쯤’이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머지않았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주인공이 어느 제약일 것인가에 대해선 이구동성 ‘한미약품‘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신약개발에 관한한 그 가능성이나 깊이에서 한미약품과 여타 기업과는 거리차가 꽤 있는 게 사실이다.

김영주 부국장

한미약품 권세창 사장은 연초 일간보사·의학신문과의 CEO인터뷰에서 글로벌 혁신신약 상품화시기를 2021년쯤으로 내다봤다. 또한 그 이후 매년 1~2개씩의 발매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덧붙였다. 그 대표 신약으로는 지난해 말 미국FDA에 시판허가 신청된 장기지속형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 올해 하반기 임상 2상 중간 결과가 나와 그 결과를 토대로 올해 말이나 내년 초 FDA에 시판허가 신청 예정인 혁신 항암신약 ‘포지오티닙’, 자체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지속형 GLP-1 계열 당뇨 치료제로 미FDA의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는 에페글레나타이드 등이 있다. 이외에 비만·당뇨, 항암, 면역질환, 희귀질환 등 분야 30개 신약 파이프라인이 대기하고 있다.

혁신신약 탄생이 머지않았음은 그 실패 사례에서도 감지된다. 시간경쟁에서 간발의 차로 밀려 상품화하고도 꽃을 피우지 못한 비소폐암신약 올리타의 경우 지금은 연간 2조2000억 매출의 글로벌 신약으로 자리잡은 경쟁품 타그리소에 비해 안전성·유효성에선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최근 권리 반환된 비만당뇨치료제의 경우도 당뇨 동반 비만환자의 혈당 조절이 내부기준에 못 미쳤지만 체중 감소 효과는 입증했다. 사격 훈련의 영점 조정하듯 몇 번의 실패사례를 통해 성공이라는 목표물에 한발 한발 다가가고 있으며 '임상 마지막 단계에서 반타작이면 성공'이라는 글로벌 신약개발사의 통설로 보더라도 역설적이게도 실패사례가 늘어난 만큼 성공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신약개발 역사에 있어서 한미약품의 위치는 거의 독보적 이다. 개량신약도 복합신약도, 그리고 혁신신약 기술수출도 그 시작은 한미약품이다. 시작을 먼저 했다는 데에만 머무르지 않고 수많은 역경을 뚫고 성공을 이루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국내 최초의 개량신약 아모디핀이 지난 2000년 첫 선을 보였을 때 ‘제네릭과 다른 점이 무엇이냐’는 일각의 폄훼를 뚫고 ‘우리 여건에 맞는 한국형 신약’이라는 평가속에 개량신약 붐을 이끌었고, 2009년 최초의 복합신약 아모잘탄에 대해 ‘여러 주성분을 섞은 것 아니냐’는 비아냥을 ‘복약편리성 등 복합제의 차별화된 가치’를 납득시켜 역시 복합제 개발의 유행을 선도했다.

한미약품은 또한 지난 2015년 한 해 동안 조 단위 기술수출을 여러 차례 성공시키며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혁신신약 개발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갔다. 이는 또한 다수의 제약기업들이 혁신신약 개발에 뛰어드는 계기가 됐고, 이들 기업들 일부에서 최근 대형 기술수출 성공사례가 다수 나타나며 혁신 신약개발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도 한미약품이 가는 길이 녹록치만은 않다. 기술수출 신약 다국적 파트너사의 개발권 반납이 몇 차례 이어지며 '혁신신약 개발이 가능할까'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고개를 들고, 한미약품을 바라보는 눈초리에 냉기가 돈다. 그러나 언제나 그래왔듯 한미약품은 도전하고 또 도전해 결국 위기를 뚫고 글로벌 혁신신약이라는 성과를 세상에 내 놓으며 무엇이 옳았는지를 증명해 낼 것이다. 그래봤자 1~2년이다. 건건마다 일희일비 하지말고 믿고 기다리자. 혁신 유전자를 타고난 한미약품은 충분히 해낼 수 있는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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