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측정기, 웨어러블, 모니터링 앱 등 수면시장 급성장…의료·AI 잠재력 커, 고객 체험 활동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늘어나는 커피 복용량, 장기간 전자기기 사용 등으로 수면시간이 줄어들고 숙면을 취하지 못해 불면증을 겪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전 세계 최대의 시장인 중국도 마찬가지였다.

수면을 경제로 바라보는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라는 신조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발전 현황과 아이디어의 접목에 대해서 국내 의료기기업계도 시사점들이 주목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중국 충칭 무역관은 최근 해외시장 리포트를 통해 중국의 일일 평균 수면시간은 OECD 국가와 비교해 많은 편이지만 농촌에 비해 도시의 수면시간은 현저히 떨어지며, 도시의 노동인구가 소득 수준이 향상되고 삶의 질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수면 관련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OECD 국가 중 1일 평균 수면시간 최하위 그룹에 속한 국가인 한국과 일본은 일찍이 ‘워라벨(Work-life balance)’ ‘케렌시아(Querencia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 수 있는 공간, 추구하는 경향)’ 등의 소비 트렌드 확산으로 휴식과 수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매년 수면 관련 제품 및 서비스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 일본 이어 도심지역 중심으로 ‘슬리포노믹스’ 열풍

중국 수면 관련 산업 시장 규모(단위 억 위안), 자료 보스데이터

더불어 최근 중국도 수면과 관련된 산업인 ‘슬리포노믹스’가 유행하고 있는 것인데, 도심지역을 중심으로 수면시간을 오랫동안 보장해줄 수 있거나 짧은 시간이라도 양질의 수면을 책임질 상품들이 증가하고 있었다.

통계 전문기업 보스데이터가 발표한 ‘2018~2023년 중국 수면의료시장분석 및 투자전망연구보고’에 따르면, 2017년 수면 관련 시장규모는 약 2,797억 위안을 기록했다. 영역별 시장 규모를 보면 수면기계용품이 2,500억 위안, 수면약물이 134억 위안, 수면건강보호제품이 128억 위안, 수면 서비스가 35억 위안을 차지했다.

특히 지난 3월 ‘AI 시대 스마트 수면, 2019 세계 수면의 날 포럼’이 베이징에서 개최되며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류송 알리바바 부회장은 AI+수면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인공지능과 수면의 경계를 융합해 수면을 단순히 생리적인 현상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생활양식으로서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성 창징실험실 설립자는 애플이 스마트 매트리스 모니터링 특허를 출원한 것과 구글, 페이스북, IBM이 수면모니터링 회사를 인수한 배경은 모두 수면산업 발전에 따른 준비로 해석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꿀잠’ 부르는 슬립테크 상품, 공간 비즈니스 유행

중국 우쉬커지 사의 1세대, 3세대 공유수면실

한편 ICT를 결합해 깊이 잘 수 있도록 돕는 슬립테크 상품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에도 수면패턴을 분석해 숙면을 도와주는 보조기기부터 코골이 방지 안대까지 수면측정기, 웨어러블 장비, 수면 모니터링 앱 등 다양한 제품들이 나오고 있는 것. 수면시스템을 경험하는 침구체험관과 점심시간 직장인의 낮잠을 해결할 공유수면실 등 공간 비즈니스도 인기다.

이를 바라보며 코트라는 “수면시간이 줄어들고 수면의 품질도 좋지 않은 중국인들의 소비패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수면 보조기기부터 저렴한 일상용품까지 제품군이 다양한 만큼 시장 수요를 꼼꼼히 분석한 후 주력상품 이외의 다양한 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의료와 인공지능(AI) 영역에서 블루오션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며 “병원에서 의료용으로만 사용되던 수면 검측기가 가정용 상품으로 출시되면서 수요가 증가했다”며 “최근 중국 본토 내에 샤오미의 ‘미 밴드 4’가 출시되는 등 수면 검측기능이 장착된 웨어러블 장비들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큰 시장을 형성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중국 업체들의 체험관 운용을 통해 고객들에게 제품을 실제 경험시켜 매출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도 중국 수면 관련 산업 진출 시 고객 체험 위주의 활동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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